너무 많은 걸 골라야 하는데, 기본 세팅은 아무나 해주세요.
결혼을 3개월 앞두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준비는 잘 되어가냐, 바쁘지는 않으냐, 싸우지는 않느냐고 물으십니다. 준비는 수월합니다, 생각보다 바쁘지 않습니다. 아직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일요일에 집을 보러 갔습니다. 적당한 예산과 위치를 고민하다가 빌라 전세를 얻기로 했습니다. 익숙한 동네가 좋아 30년을 살던 용답동은 어떨지 이야기했는데, 남자친구도 현재 그 동네에 살고 있어 동의했습니다.
부모님도 아직 그 동네에 아는 분들이 많아 쉽게 집을 미리 결정하고 사전에 집을 보러 갔습니다. 6년 된 신축 빌라에 엘리베이터와 주차공간이 있어 좋아 보이더군요. 현재 살고 있는 분들도 신혼부부로 애기 하나 낳고 살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현 거주자와 시간 약속을 정하고 아빠랑 남자친구랑 집을 보러 갔습니다. 미리 집주인에게 부탁해 건축물대장과 도면을 뽑아서 갔습니다.
면적은 도면과 차이가 있는지, 구조는 어떤지, 수전 위치와 벽지, 장판의 상태를 꼼꼼히 봐야 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보려니 좀 부담스러웠지만 차근차근 물어보고 봤습니다. 넓지는 않지만 깨끗하고 아담했습니다.
집에 오니 부모님이 어떤 인테리어를 하고 싶냐고, 가전을 사고 싶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정 모르겠으면 <오늘의 집>을 둘러보라고 해서 요 며칠간 열심히 보고 있는데 다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가, 너무 예쁩니다. 현기증이 납니다.
미니멀하게 살고 싶은데, 필요한 짐들은 많고, 더 큰 고민이 생깁니다. 남자친구, 부모님은 제 맘대로 마음에 드는 거 사라고 하는데 아직은 감이 잘 안 옵니다. 평생 부모님이 사준 거, 언니들한테 물려받은 거로 생활을 해서 제대로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이는 많은데 아직도 제대로 독립이 안되었습니다.
계약 날짜가 11월인데 우리 결혼 날짜에 맞춰 9월에 이사 갈 수도 있다는 연락에 맘이 바빠집니다. 다행인 건 엄마가 3번째 혼수 준비라 거의 프로급으로 정해주십니다. 하하하
북유럽 스타일, 모던 스타일? 이런 거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누가 다 정해주고 넣어주고, 그 집에 가서 살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