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스튜디오에 가서 사진을 고르러 갔습니다. 30쪽짜리 앨범과 결혼식장과 집에 놓을 액자 한 개, 식장에 놓일 사진 액자용 사진 5장, 모바일청첩장용 사진 5장도 골랐습니다. 그리고 44만 원짜리 USB를 받아야 합니다. 스튜디오가 유명한 곳이라 사진을 찍고도 일정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다들 미리미리 모바일청첩장을 만드는데 강제로 촉박하게 만들 수밖에 없네요. 하하
스튜디오에 가 벨을 누르니 직원이 나와 쪽방에 우리를 안내합니다. 그리고 사진이 열린 컴퓨터를 보여주며 맘에 들면 1을 입력해 표시하고, 맘이 바뀌면 0을 눌러 취소하라고 하더라고요. 수정을 할 테니 표정 위주로 고르라 했습니다. 50~60장의 사진을 고르고 벨을 누르라고 하셨습니다. 미리 인터넷으로 알아본 바로는 앨범 사진수에 맞춰 사진을 골라놔야 추가금이 안 든다고 들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앨범 보지도 않으니 필요 없다는 분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건 하고자 촬영도 하고 앨범도 예약했습니다.
30쪽짜리 앨범에는 가로 10장, 세로 9장의 사진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모바일 청첩장이나 액자도 그중에 골라야 합니다. 사진 개수를 봤더니 690장 정도 되더군요. 카페에는 1000장이 넘는 사진을 받은 분들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는 그에 비하면 적은 거겠지요. 작가님이 연사로 쫘르륵 찍어서는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배경별, 의상별로 각각 고르니 대략 20장 정도였습니다. 가로와 세로 개수를 조정하며 봤습니다. 배경마다 미소 짓는 사진, 이빨 보이며 웃는 사진, 약간의 동작이 있는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마주 보는 사진, 카메라를 응시하는 사진, 먼 산을 바라보는 사진으로 나눠집니다. 남자친구가 내 눈이 이렇게 작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사실이니깐요. 제 살들이 많이 보기 싫었지만, 그 또한 사실이니 받아들여야겠지요. 촬영 날 언니가 미리 사진을 많이 찍어놨고 몇 번을 봤더니 작가님의 사진도 빠르게 고를 수 있었습니다. 다 고르니 19분이 흘렀더군요.
벨을 누르니 벌써 다 고르셨냐며 좀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딴 분들은 2시간 정도 걸린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너무 대충 고른 건가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정 단계에 대한 사진을 봤습니다. 원본, 1~3단계까지 있는데 좀 둔한 우리 커플은 차이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여성 분이 점점 날씬해지고 있는 거 같은 정도입니다.
77 사이즈도 55로 만들어 준다는 3단계가 욕심났습니다. 그러면 너무 양심이 없다는 남자친구의 의견에 따라 2단계로 할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날씬한 사진이 궁금했습니다. 사진을 고른 시간보다 보정단계를 택하는 게 더 오래 걸렸습니다. 남자친구는 2단계, 저는 2.5단계로 주문했습니다. 뭐 스튜디오 편집자의 역량이겠지요. 하하하
직원분이 들어오셔서 사진을 고른 것을 보고 앨범에 1장 추가되면 3만 원 추가된다고 하셔서 냉큼 뺐습니다. 앨범 사진은 스튜디오의 시그니처인 잠실 롯데타워가 보이는 야경신을 잡았습니다.(제목에 있는 사진에서 주인공만 짧고 통통하면 우리입니다.) 우리 모습도 작게 보이고 풀샷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 말씀을 드렸더니 기본액자로 하면 사진이 잘린다며 좀 더 큰 액자를 추천하셨습니다. 10만 원 추가금이 된다고 했습니다. 전 사진을 바꿀까 생각했는데, 남자친구는 사진을 크게 보자고 하더군요. 결국 더 큰 액자로 결정하고 USB를 받고 나왔습니다.
모바일 청첩장 사진을 8월 8일에 보내주신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수정이 되어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사진을 열심히 보고 나니 은근 피곤하네요. 점점 진행이 되어가고 있네요. 어서 신혼여행이나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