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맞지 않는 사람과 잘 지내는 비결은?
오월동주 (손자)
나랑 좀처럼 맞지 않는 사람과 같이 지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런 사람과 함께해야 하는 상황은 늘 있다. 나랑 맞지 않는 사람과 평화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오월동주(吳越同舟)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에 타서 협력하다. - 손자
이 말은 갈등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같은 목적의 달성을 위해 협력해야 함을 뜻한다.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철천지원수이다. 원수 관계에 있는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그만 같은 배에 타고서 물을 건너게 되었다. 두 사람은 배에 타고서는 당연히 서로 대화도 안 하고 모른 척한다. 그런데 그만 폭풍이 찾아온다. 한 배에 탄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폭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원수지간임에도 서로 협력하여 함께 노를 젓기로 결정한다. 갈등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같은 목적의 달성을 위해 미움을 잊고 상생하는 것이다.
식물학자에 따르면, 같은 흙에 함께 심긴 두 식물은 태양빛과 양분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서로 경쟁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놀랍게도 서로 협력하기도 한다. 함께 심긴 두 식물은 서로의 자리를 빼앗지 않고 사이좋게 빛과 양분을 나누어 가진다. 둘은 생존과 성장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오월동주하는 것이라 하겠다. 식물은 갈등하는 것보다 협력하는 게 때로 더 지혜롭다는 걸 아는 것이지.
오월동주란, 일종의 '적과의 동침'이라고 해야 할까? 같은 지붕 아래 사는 가족이 원수 같을 때가 있다. 이따금 대화도 하기 싫고 모른 척하고 싶을 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가정은 외부에서 불어 닥치는 폭풍 같은 시련과 마주한다. 이제 한 배에 탄 가족은 폭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서로 협력하기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가정의 복지와 양육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오월동주하는 게 지혜롭다고 하겠다.
살다 보면 강력한 적으로 느껴지는 악연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관점을 바꾸면 그가 나의 적이 아니라 나의 팀이 될 가능성이 있을까? 갈등 관계를 협력 관계로 바꾸어 볼 줄 아는 것. 적과의 동침을 팀워크로 볼 줄 아는 것. 이것이 오월동주에 담긴 지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