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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Sep 03. 2023

진보적 삶과 보수적 삶 - 어느 쪽이 맞을까?

지자요수 인자요산 (논어)

   정치 입장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으로 나뉘곤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도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이 통하지 않을까?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진보적으로 도전하며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수적으로 유지하며 사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진보와 보수 - 어느 쪽으로 사는 게 옳을까?


   지자요수 인자요산 (智者樂水 仁者樂山)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 논어


   이 상징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뒷부분의 문맥을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동적이고 어진 사람은 정적이다.'라고 한다. 물은 술술 흘러 나가는 것으로써 동적이다. 즉 물을 좋아한다는 것은 진보적이라는 뜻이다. 산은 우직하게 서있는 것으로써 정적이다. 즉 산을 좋아한다는 것은 보수적이라는 뜻이다. 이분법으로 단순하게 사고하자면, 진보는 지혜로운 이가 택하는 행로이며, 보수는 어진 이가 택하는 행로이다.


   젊은이 묘청은 서경 천도 운동을 벌이며 진보적 주장을 펼쳤다. 반면, 연로자 김부식은 개경 중심 질서를 굳히며 보수적 상황을 유지시켰다. 묘청은 진보적인 젊은이인 반면, 김부식은 보수적인 연로자였다. 논어의 표현을 빌리자면, 묘청은 물을 좋아하는 지혜로운 사람이고, 김부식은 산을 좋아하는 어진 사람이라 할 수 있겠지?


   중요한 건, 물을 좋아하는 진보도 산을 좋아하는 보수도 모두 긍정적으로 묘사된다는 점이다. 유려한 진보의 도전도, 우직한 보수의 고집도 내 삶에 다 필요하다.


   잘 살아가려면 기존의 습관을 깨고서 삶에 변화를 주어야 할 때가 있다. 새로운 지역, 새로운 취미, 새로운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 서경의 대동강처럼 줄줄 흘러 나가자. 반면 이미 해왔던 대로 한 우물만 파면서 삶에 멈춤을 주어야 할 때가 있다. 이미 익숙한 곳, 이미 해온 일, 이미 아는 사람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있지 않을까? 개경의 송악산처럼 우뚝 멈추어 서있자.


   진보하고 또 보수하면서 인생의 배산임수를 이루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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