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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Mar 30. 2023

하인리히 법칙과 구름의 법칙

   비가 오기 전에는 구름이 끼는 법이다. 소나기처럼 더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먼저 먹구름이 낀다. 고대의 농부들은 하늘의 구름을 보면서 농사에 영향을 미칠 강수의 여부를 예상할 수 있었지? 나도 외출하기 전에 하늘에 떠있는 구름의 형태를 보면서 우산을 챙겨 나가야 할지 말지를 판단할 수 있다. 


   꼭 TV를 켜야 일기예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하늘이 우리에게 구름의 모양을 보여주며 매일 날씨 예보를 해주는 건 아닐까? 하늘은 참 사려 깊게도 비가 올 것이라고 미리 경고해 주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구름을 보며 강수를 대비할 시간을 얻곤 하지. 


   하늘은 비를 내뿜기 전에 구름을 보낸다. 자연은 위험을 내뿜기 전에 경고를 보낸다. 그래서 슬기로운 자는 위험을 보고서 몸을 숨길 기회를 얻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연의 이러한 공의로운 처사는 하인리히 법칙을 떠올리게 한다. 하인리히 법칙이란,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반드시 작은 사전 징후가 선행한다는 법칙으로써, 사회 문화 현상에서 경험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경향이다. 그런데 자연 현상도 많은 경우에 하인리히 법칙을 준수해 주는 것 같지 않은가? 하늘이 큰 비를 일으키기 전에 그 징후가 되는 구름을 보내주어서 고맙다. 덕분에 위험을 피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야. 


   위험 전에 미리 경고해 주는 하늘의 방식에 감사한다. 그런데 꽤 많은 경우, 우리 인생길 앞에 위험이 있을 때에도 그 경고의 징후는 먼저 볼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인생에도 구름의 법칙과 하인리히의 법칙이 상당 부분 통용되는 것 같지 않은가? 억수 같은 역경이 닥치기 전에 뭉개 뭉개 핀 경고를 확인하고서 몸을 숨기는 건 우리의 몫이다. 


   지금 내 삶에서 목격되는 먹구름은 무엇인가? 이것은 어떤 종류의 소나기를 암시하고 있을까? 어떤 우산 아래로 얼른 몸을 숨겨야 할까? 이것이 구름의 법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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