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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Mar 30. 2023

귀여움을 느낄 줄 안다는 것의 위대함

   우리 집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조그마한 어린이들이 사뿐사뿐 걸어 다니는 모습을 이따금 볼 수 있다. 어린이의 해맑은 걸음은 사랑스럽다. 가만히 바라보면, 무언가의 크기가 작다는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그것을 귀엽다고 인지하게 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단지 그것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그에 더해 그 무언가가 어리거나 여리기까지 하면? 백발백중 그것은 사람의 보호 본능을 자극할 것임에 틀림없다! 


   사람은 작고 어리고 여린 것들을 어여쁘게 바라볼 수 있는 본성을 지녔지? 우리는 그런 약한 것들을 해치고 싶지 않다. 사람이 귀여움을 인식하는 덕분에 아기 강아지들도 사람 곁에서 애정과 보호를 받으며 무럭무럭 커갈 수 있지. 만약 어리고 약한 생명체를 보면서도 사람이 그것을 귀엽다고 인지하지 못한다면? 약하고 경험이 없는 것들은 더 크고 강한 인간으로부터 괴롭힘 당하고 집어삼켜졌을 것이다. 우리가 '귀여움'이라고 묘사하는 바로 그 묘한 느낌으로 인해서, 세상의 어린이들과 아기 강아지들은 보존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무언가를 귀여워할 줄 아는 감각은 여태껏 대지의 미래 세대를 키워낸 위대하고 존엄한 인식 능력이다! 사람들이 이 위대한 감각을 느끼는 덕분에 여러모로 어리숙했던  나도 여태껏 험난한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인간의 '귀여움'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 사회에서는 결코 약육강식의 법칙이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또는 않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자연은 인간이 약한 것을 공격하지 않고 품에 안을 줄 알기를 바라나 보다. 그래서 사람이 귀여움을 느낄 줄 알도록 이끌었나 보다.


   우리가 귀여움을 느낄 줄 아는 존재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어떤 의무를 부여할까? 약한 것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보듬을 줄 알아야 한다. 단지 어린것들뿐만 아니라, 어리지 않지만 약한 이들까지. 절대로 약한 이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만큼은 되지 말아야지. 어린것들을 귀여워하는 마음, 바로 그와 동일한 이치의 마음으로 약한 이들을 사랑스러워해주는 어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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