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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Mar 28. 2023

당신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

   감정의 소용돌이가 요동치면 자연스럽게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온다. 눈물을 흘린다는 건 슬픔의 감정이 극도로 고조되었음을 보여주는 표시이다. 그런데 눈물을 흘리는 순간, 사람은 묘하게도 희열을 느끼게 된다. 내면에 고여있던 눈물이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지 않을까? 우울한 감정으로 뭉쳐져 딱딱해진 응어리가 녹아서 흘러나오면, 그것을 우리는 눈물이라 부르는 게 아닐까?


   사람은 슬픔에 빠져 눈물을 흘려보내는 순간 기분을 회복할 힘을 얻도록 창조된 것 같다. 마치 신뢰하는 사람에게 힘겨운 속내를 꺼내서 터놓을 때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처럼, 속내의 고통을 짜운 액체의 형태로 흘려보낼 때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힘겨운 밑바닥의 순간에 사람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건 다행이 아닐까?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행동은 다시 일어설 힘을 형성하는 준비 자세를 의미할 것이다.


   눈물은 감정의 저점을 의미하지 않는다. 눈물은 저점을 찍고 고점을 향해 반등하는 전환점을 의미한다. 눈물을 흘릴 수 있어서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슬플 때는 눈물이 흘러나와 참 다행이다. 우리가 눈물을 흘린다는 건, 그 순간 우리가 이미 슬픔을 극복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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