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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Apr 10. 2023

과일 vs 배스킨라빈스: 자연과 인간의 창의성 비교

   포도, 사과, 파인애플, 딸기, 용과, 오렌지, 복숭아, 키위, 레몬, 자몽, 블루베리... 침이 추르릅... 포도의 종류만 해도 머스캣, 캠벨, 거봉, 소비뇽 등 아주 많다. 추르릅... 자연에는 수없이 많은 종류의 과일들이 존재하지. '달콤하다'란 인간의 언어로 그 자연의 무한한 다양성을 가히 형용할 수 있겠는가?


   사람은 자연에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과일 품종을 개량해 창의적으로 새로운 과일 품종을 또 만든다. 애플 수박, 샤인 머스켓, 천혜향, 한라봉... 사람은 자연에 존재하는 바탕 위에서 새로운 것을 창의적으로 만들어 내지. 자연에 존재하는 틀을 벗어난 과일은 개량해 낼 수 없다. 창의적인 기업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맛 종류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모두 자연의 바탕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민트 초콜릿 칩, 복숭아로 피치 올려, 애플 민트, 사랑에 빠진 딸기... 결국에는 자연의 재료를 가공, 조합, 융합하여 만든 것들이 아니겠는가?


   인간의 창의성이란, 창조가 아니라 발명을 뜻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사람은 전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창의성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그 대신 사람은 자연에, 또는 자연의 바탕 위에 세워진 문명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가공, 변환, 연결 등을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창의성을 발휘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창의성(발명)이 어떻게 자연의 창의성(창조)에 필적할 수 있겠는가? 창의적인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이 어떻게 창의적인 과일에 필적하겠는가? 인간의 모든 창의적 발명은 자연의 창의적 창조 위에 쌓아 올려졌다. 이것이 사람이 표출할 수 있는 창의성의 질적인 한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이게도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창의성에는 양적인 한계는 없다. 수많은 자연의 창의성을 가공, 변환, 연결시키면 조합된 발명품의 개수는 사실상 무한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개발될 수 있는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의 맛 종류는 사실상 무한하지 않을까?  


   자연의 창의성의 바탕 위에 인간의 창의성이 성립한다. 그래서 인간의 창의성에는 질적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인간의 창의성에 양적 한계는 없다. 앞으로 나의 창작에는 한계가 있지만, 또 한계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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