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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Apr 08. 2023

안으로 굽는 팔 - 그 활용 방법?

   "팔은 안으로 굽는다." 정말로, 우리의 팔은 안쪽으로는 굽지만, 바깥쪽으로는 굽지 않지. 팔이 바깥쪽으로도 굽을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데도 왜 사람의 팔은 안쪽만 향하도록 만들어진 걸까? 안으로 굽는 팔 - 어떻게 활용하라고 이렇게 만들어진 걸까?


   팔이 안으로 굽는 덕분에, 자기 손으로 자기 등을 토닥이기는 어렵다. 내 손으로 내 등을 어루만지면서 나를 격려해주고 싶건만, 영 모양이 이상하네? 자신의 팔과 손으로 자기 스스로에게 사랑을 불어넣어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 옆에 다른 사람이 있어야만 하지? 그 사람은 안으로 굽는 팔을 가지고 있으며, 그 팔과 손은 우리의 등을 제대로 두들겨줄 수 있다. 나 자신이 아니라 나 옆의 사람만이 나에게 진정한 애정을 줄 수 있지. 팔이 안으로 굽기에, 사람은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덕분에, 내 앞의 그 사람을 포근하게 껴안아줄 수 있다. 내 팔로 나를 껴안아주는 것도 가능하지만, 내 팔로 내 앞의 사람을 안아줄 때 그 장면은 더 아름답지 않은가? 사람이 안으로 굽는 팔을 가졌다는 건, 그 팔과 손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로하고 애정해 주라는 의도이다. 우리의 팔과 손은 우리가 사랑하는 이와 우리의 자녀를 제대로 한껏 안아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 팔이 안으로 굽는 걸 보면, 사람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 하는' 존재이다. 


   이제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등을 든든히 두들겨 주면 어떨까? 그들은 사랑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니까. 또 위로해 주고픈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을 부드러이 안아 주면 어떨까? 우리는 사랑을 주고 싶어 하는 존재이니까. 


   어깨동무는 서로가 서로의 등을 만져 주는 행위이다. 즉 서로가 서로에게서 사랑을 받는 동작이겠지? 포옹은 서로가 서로를 껴안아주는 행위이다. 즉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을 주는 동작이겠지? 팔이 안으로 굽는 덕분에, 어깨동무와 포옹 모두 가능해진다. 


   이제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 어깨 동무하며 살아가면 어떨까? 우리는 서로 사랑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니까. 또 앞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 포옹하며 지내면 어떨까? 우리는 서로 사랑을 주고 싶어 하는 존재이니까. 


   팔이 안으로 굽는 덕분에, 사랑의 호혜성이 가능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이것이 우리의 안으로 굽는 팔을 사랑스럽게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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