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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Apr 11. 2023

눈물은 안경닦이다

   어릴 때부터 안경을 써온 나로서는 안경닦이를 늘 찾아왔다. 안경닦이로 뿌옇게 지문이 묻은 렌즈를 닦고 나면 세상이 훤하고 밝아 보이지 않는가? 실 가는데 바늘 가듯이, 안경 가는데 안경닦이도 따라다녀야 한다. 시야에 예민한 나로서는 안경닦이 없이 살 수 없다. 하지만 안경 렌즈에 기름이 많이 묻을 때는 안경닦이로 닦아도 석연찮다. 기름을 다 제거해주지 못하니까. 그래도 안경닦이로 대충 닦아낼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지.


   그런데 안경 말고 눈 자체도 뿌옇게 이물질이나 기름이 낄 때도 있다. 이럴 때 안경을 안경닦이로 닦아 내듯이, 눈을 눈물로 닦아 낼 수 있다. 눈물은 우리가 처음부터 갖고 태어난 안경닦이인 셈이다. 안경닦이와는 달리, 눈물은 눈 각막의 기름기 제거에도 아주 효과적이다. 더불어, 각막이 더러워졌을 때 저절로 눈물이 흘러나와서 눈을 자동 세척을 해주지. 눈물은 더없이 훌륭한 안경닦이이다.

 

   손은 물로 따로 씻고, 발도 물로 따로 씻어야 하지만, 눈알은 물로 따로 씻을 필요가 없지? 눈물이 저절로 눈알을 세척하니까. 눈이 뿌옇게 되면 앞을 못 보니까 눈만큼은 자동 세척 기능이 탑재되어 있나 보다~


   우리는 눈물 덕분에 늘 세상을 선명히 바라볼 수 있다. 눈물 덕분에 늘 세상을 청렴하게 인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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