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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May 04. 2023

연골 같은 특성과 우아한 연합

   최첨단 로봇이 나왔다고 해서 보았는데, 그 움직임이 사람의 움직임에 비하면 영 뻣뻣하구나? 금속과 금속으로만 연결된 로봇은 그 움직임도 금속같이 딱딱하다. 반면, 사람에게는 딱딱한 뼈와 또 다른 딱딱한 뼈를 연결해 주는 부드러운 뼈인 연골이 있다. 이 연골 덕분에 우리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몸놀림을 선보일 수 있다. 


   피겨 스케이팅이나 발레가 아름다울 수 있는 건 결국 부드러운 연골 덕분이 아닐까? 로봇의 피겨 스케이팅이나 로봇의 발레는 아름답지 못하겠지? 몸의 지체와 그 지체들의 동작이 아름다우려면, 그 지체들을 부드럽게 연결해 주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연한 것이 그 사이에 없다면, 딱딱한 것들만으로는 우아할 수 없다. 연한 것이 있어 인체는 우아할 수 있네.


   한 사람의 몸체가 성립하려면 그 안에 연골이 필요하듯이, 하나의 가정과 사회의 연합이 성립하려면 그 안에 연골 같은 매개체가 필요하다. 저마다 고집이 있고 심지가 굳은 사람들 간의 연합을 가능하게 하는 건 무엇일까? 그 사이사이에 있는 연골처럼 연한 특성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심, 합리성, 융통성, 온유, 부드러운 동정심과 같은 것들이 연골과 같은 부드러움 아닐까? 이런 종류의 부드러움이 내가 속한 가정과 집단의 아름다운 몸짓을 가능하게 한다.


   금속처럼 차갑고 딱딱한 고집과 냉정함은 가급적 포기하자. 연골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온유와 융통성을 장착하자. 그러면 우리가 속한 가정과 사회는 아름답고 우아한 하나의 몸짓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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