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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Jul 26. 2023

경제 능력이 없어도 정말 도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무항산자 인무항심 (맹자)

   도덕성과 경제력.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둘 사이의 균형은 어떤 지점일까? 또 우리 개인이 삶에서 추구해야 할 둘 사이의 균형은 어떤 지점일까? 늘 헷갈리는 문제이다.

   

   무항산자, 인무항심(無恒産者, 因無恒心)

   '항산'이 없는 사람은 그로 인하여 '항심'을 잃게 된다. - 맹자


   '항산'이란 안정적인 경제력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항심'이란 흔들리지 않는 도덕성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맹자에 따르면, 선비는 항산이 없어도 항심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일반 백성은 항산이 없으면 항심을 유지할 수 없다. 일반 백성은 '무항산자, 인무항심'의 경우에 해당한다.


   흥부는 선비 같은 사람이다. 그는 가난했지만 도덕심을 결코 잃지 않았다. 그는 무항산자였지만 항심을 지닌 인물이 아니겠는가? 상록수는 겨울이 되어 태양빛의 양이 줄어들 때에도 일관된 푸르른 모습을 유지한다. 태양 에너지의 획득이 줄어들더라도 즉 항산이 없더라도, 늘 푸르고 우아한 초록의 마음을 유지한다. 그런 의미에서 상록수는 선비를 닮은 나무가 아닐까?


   장발장은 일반 백성 같은 사람이다. 그는 가난했기에 도덕심을 잃어 도둑질을 해버리고 만다. 그는 무항산자였으며 결국 항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 낙엽수는 겨울이 되어 태양빛의 양이 줄어들면, 결국 한창 잘 나가던 때의 푸르른 모습을 잃고 만다. 태양 에너지의 획득이 줄어들면 즉 항산이 없으면, 푸르고 우아한 초록의 마음도 잃는 것이지. 그런 의미에서 낙엽수는 백성을 닮은 나무가 아닐까?


   우리는 선비 같은 상록수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설령 항산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항심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경제적 능력은 잃더라도 도덕적 능력까지 잃지는 말아야지. 우리는 백성 같은 낙엽수를 통해 무엇을 알게 될까? 결코 경제적 능력을 갖추어 나가는 걸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 우리 사회와 우리 개인에게는 경제력이 꼭 요구된다. 그래야 늘 푸르른 마음도 지켜낼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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