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보현 Jul 29. 2023

어떤 활동들로 하루를 채워야 할까?

포식종일, 무소용심, 난의재 (논어)

   어떻게 하루를 보내면 잘 보낸 것이라 할 수 있을까? 어떤 활동들을 하면서 하루를 채워야 할까? 


   포식종일, 무소용심, 난의재(飽食終日, 無所用心, 難矣哉)

   온종일 배부르게 먹기만 하고, 마음 쓰는 일이 없다면, 지극히 곤란하다. - 논어


   사람은 밥만 먹고서 살아서는 안 된다. 더 고상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지극히 곤란하다. 철학자 밀은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고 하지 않았는가? 온종일 배부르게 먹기는 하지만 마음 쓰지 않는 돼지가 되는 것보다, 배부르게 먹지 못하더라도 마음 쓰는 일을 하는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는 의미이다. 


   매슬로우는 인간 욕구에 단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가장 기본적인 1단계 욕구는 생리적 욕구이다. 식욕, 성욕, 수면욕이 여기에 해당한다. 2단계 욕구는 안전의 욕구, 3단계 욕구는 애정의 욕구, 4단계 욕구는 존경의 욕구, 5단계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 그 위로는 자아초월의 욕구가 있다. 이러한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1차적으로 배부르게 먹고 싶어 하는 등 생리적 욕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배부르게 먹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식욕을 비롯하여 수면욕, 성욕 등 생리적 욕구가 완전히 충족된다면, 이제 사람은 만족할 수 있을까? "마음을 쓰는 일"이 꼭 필요하다. 애정을 받고, 존경을 받고, 자아를 실현하고, 자아를 초월하는 일이 모두 마음을 사용하는 일에 해당하지 않을까? 우리는 동물적인 욕망 말고도 더 고상한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존재이다. 


   공자는 '온종일 생리적 욕구만 충족하고 다른 고상한 욕구를 추구하는 일이 없다면 지극히 곤란하다'라고 한 게 아닐까? 나의 하루는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활동들로 구성되어 있을까? 삼시 세끼 하고서 하루가 끝나버리면 곤란하겠다. 사람들과 애정과 존경을 주고받고, 미래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면서 하루를 보내야겠다. 상징적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자문해 보자. 우리 하루는 "배부르게 먹"는 일로 구성되어 있을까? 아니면, "마음 쓰는 일"로 구성되어 있을까? 

이전 04화 경제 능력이 없어도 정말 도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