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이야기
얼갈이배추 두 박스를 샀다. 자르지 않고 통으로 절여서 김치를 담그고 싶었다.
언젠가 SNS에서 그렇게 담가서 판매하는 걸 봤는데 너무 맛나보였다.
요즘 주 1회는 김치를 담그는 거 같다. 두 번, 세 번 할 때도 누가 시킨 건 아닌데
맛나게 담가 맛나게 먹어주고, 나눠주고, 요즘 김치 장인이 된듯하다.
김치를 담그다 보니 허리가 아파왔다.
어릴 적 엄마는 늘 허리를 아파했다. 엉거주춤 허리가 아파 허리를 숙여 손을 어느 곳에든 의지를 했었다.
함께 외출을 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엄마는 차 손잡이 기둥에 기대고 서 있었다.
그렇게 의지를 하고 서 있어야 그 아픔을 견딜 수 있었나 보다.
그땐 그 모습이 싫었다. 나이 든 할머니도 아닌데 남의눈을 의식하지 않는 엄마가
창피했었다. 어리고 철없어 그랬을까? 지금 생각하면 마음이 또 아파온다.
요즘 내가 허리가 아프니 어릴 적 아파하던 엄마가 생각이 난다.
이처럼 허리가 빠질 거 같았겠구나....
엉치뼈가 빠질 거 같다던 그 말이 이제야 알 거 같으니
그때 그렇게 힘들게 일하던 엄마를 엄마라서 당연하줄 알았고 그냥 습관처럼 하는 말이라 흘려들었다.
"엉치뼈가 빠질 것처럼 아프다" 그때 엄마가 했던 그 말이 이제야 실감이 간다.
이제야 마음이 시리고 뒤늦은 후회를 한다. 늦어도 너무 늦은 이때에
왜 나는 엄마를 보듬어 주지 못했는지. 그 고통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는지.
그 아픈 몸으로 병원보다는 민간요법으로 치료했던 엄마.
밤이면 뒤척이며 끙끙 앓는 소리도 그땐 몰랐다. 새벽이면 일어나 엄마는 엄마의 일
우리를 책임지는 우리 집의 가장으로 다시 일어섰기에 난 엄마가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을 거라 생각했고
나에겐 급한 일이 아니었다.
급하지 않을 거 같던 모든 일들은 기다려 주지 않았다.
엄마도 이 자리에 없고, 그때 전하지 못했던 위로도 이젠 할 수가 없다.
후회는 늦게 찾아온다.
아파도 아플 수 없던 엄마, 엄마의 이름이 통증도 이겨내고 우리를 지키고자
매일을 그렇게 살아냈던 엄마.
외롭고 힘들고 아팠던 엄마의 오랜 그 시간을 너무 몰라서 미안해.
그리고 너무 늦었지만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