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활짝 열려 있는 마당이 있다. 대문은 굳게 닫힌 적이 없고, 길을 따라 자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은 마치 이정표처럼 그곳으로 나를 안내한다.
마당 한편, 정갈한 식탁 위엔 예쁜 빵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찻잔에는 커피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찻잔이 곁으로 누워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따뜻하다.
가끔 그녀의 안부가 들려오고, 그러면 그녀의 안위도 함께 떠오른다. 직접 본 적도 없고 인사를 나눈 적도 없지만, 그녀의 마당과 그의 식탁을 통해 나는 그녀를 조금씩 알아간다.
아무도 없는 마당인데도, 언제나 햇살은 반갑게 나를 맞이한다. 창밖 풍경 속엔 배롱나무가 피어 있고, 그 꽃을 처음 알게 된 것도 이곳 덕분이었다.
그녀의 마당은 계절을 품고 있다.
봄의 숨결, 여름의 햇살, 가을의 낙엽, 겨울의 적막까지.
그곳을 통해 나는 계절의 얼굴을 다시 배운다.
자연을 사랑하고, 고요한 외로움조차 품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외로움이 사람을 얼마나 성숙하게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녀의 마당에는 늘 많은 이들이 다녀간다. 흔적도 이름도 남지 않지만, 따뜻한 온기만은 늘 남아 있다. 나도 그중 하나다. 조용히 들러, 조용히 머물다 간다.
그의 식탁에서, 그녀의 마당에서 혼자만의 평화를 누린다. 그러고도 한 번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늘 감사하면서도, 괜스레 미안한 마음만 쌓여간다.
댓글 하나, 공감 하나 남길 수 없는 그곳.
그래서 이렇게 글로 마음을 전해본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당신의 마당 덕분에, 오늘도 저는 조용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다녀갑니다. 다시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