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겁다.
언제나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괜찮아진다.
그런데 오늘은, 이 무거움이 단순한 피로나 날씨 탓은 아닌 것 같다.
조금 멈춰서, 어제의 나를 되짚어본다.
나는 나의 몸을 잘 사용하고 있는 걸까?
혹시 내게 맞지 않는 방식으로 무심코 살아가고 있진 않았을까?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
타고난 건강도, 삶의 리듬도 제각각이다.
먹고 싶은 음식이 따로 있고, 내 몸이 편안하게 받아주는 음식도 있다.
그건 단순한 입맛이나 기호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섬세한 신호다.
어제는 교회 권사님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따뜻한 대화, 정겨운 나눔.
그리고 크림이 가득한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그 순간은 분명 행복했다.
하지만 점심을 먹고 난 뒤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무거웠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날도 더워지고 조금 지치는 듯, 그래도 막둥이와의 산책도 중요하다. 산책이 막둥이의 기쁨 인걸 알기에
산책 후 막둥이와 장을 보러 갔다.
저녁엔 허해진 남편을 위해 정성스레 백숙을 끓였다.
토종닭과 전복, 대추, 마늘을 넣고 진하게 우려낸 국물.
내 마음은 따뜻했지만, 내 몸은 그 음식을 반기지 않았다.
헛배가 부르고, 입맛이 없었다.
배는 부른데 마음은 공허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내 몸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마음이 원한다고, 혹은 해야 한다고, 몸을 밀어붙이곤 한다.
하지만 몸은 정직하다.
언제나 그 순간에 필요한 것만을 말해준다.
나는 요즘 깨닫는다.
나의 몸에는 나만의 사용설명서가 있다는 것을.
무엇이 나를 편안하게 하고,
무엇이 나를 지치게 하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건 특별한 지식이나 대단한 의지가 필요한 일이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조용히 돌아보는 것.
삶은 결국,
나를 이해해 가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내 몸을 이해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