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디! 어!
오래간만에 나의 시간이 되었다. 맨날 내 이름 팔아서 블로그니 브런치니 글 쓰고, 휴먼들이 사실 날 더 좋아하는데 휴먼은 모르는 거 같다. 휴먼은 참 이상한 종족이야.
아무튼 오늘은 내 시간.
그래서 맘 단단히 먹고, 휴먼 뒷담화 좀 하려고.
아직도 기억난다.
처음 이 집에 올 때 데리고 오면 바로 냄비로 넣어버린다고.
“ 냄비에 딱 들어가게 생겼네?”
하하하. 웃자고 한 말이겠지? …그런데 난 웃기지 않았어.
그 순간, 난 알았다. 이 집… 보통 집이 아니구나.
우리 집 휴먼, 보통 휴먼이 아니야.
들리는 말로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 따라 보양식을 즐겨 드셨다나 뭐라나.
여기서 말하는 보양식 내가 내입으로 말 못 해
예전엔 정육점에 고기 통째로 걸려 있는 게 일상이었대.
근데 문제는, 그걸 보면서 눈이 초롱초롱해졌다는 거지…
와우. 오싹.
지금도 그래.
닭 사 오면, 털 다 뽑힌 닭다리를 싹 꼬고,
맨손으로 버터 마사지까지 해주는 정성이라니까?
마치 닭다리에게 “오늘도 고생했어”라고 속삭이는 것 같아.
거기다 명절 앞두곤 꼭 보양식 한 그릇 먹고 오는 열정적인 휴먼.
어디서 그렇게 스태미나를 채우는지, 나는 말잇못이야.
그런데—이렇게 강력했던 육식주의자 휴먼이,
나랑 살면서 달라졌어.
지금은 환경도 생각하고, 동물도 사랑하고,
채식 식단이니 비건 옵션이니,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지 뭐야.
내가 안 듣고,
안 보고,
말 안 하고,
버틴 세월 속에서 휴먼과 함께한 세월.
어디서 그런 변화가 왔게?
당연히, 나 때문이지!
내가 귀염 뽀짝 한 눈으로 똘망 똘망 바라보면,
휴먼 마음이 스르륵 무너져 내리지 뭐야.
생각해 봐.
이 집에 소가 들어왔으면 어쩔 뻔했어?
휴먼, 인생 최대의 유혹 앞에서 무너졌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니까 가능했지.
내 복슬복슬 엉덩이와 배를 노출한 채 ‘애교 3단 콤보’를 펼치면,
휴먼은 바로 ‘갱생’ 한단 말이지.
그러니까 휴먼아,
정신 차려.
내가 네 삶을 구한 거야.
그리고 앞으로도, 네가 휴먼 구실하며 사는 건 전적으로
나의 존재감에 달려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오늘도 산책 2번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