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휴먼들이 짜졌다.
늘 생닭 안심으로 건조해서 주더니, 언제부턴가 냉동으로 사 와서 내 최애 간식을 만든다.
처음엔 그냥 먹어줬다.
“아마 이번에만 그럴 거야. 다음엔 생으로 사 올 거야.”
속으로 그렇게 믿었다.
근데 웬걸? 또 냉동을 사 왔다.
거기다 이번엔 건조도 덜 됐는지… 와, 진짜 맛이 없었다.
아… 나 참으려 했는데, 내 마음 저 깊은 곳에서 화가 훅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안 먹었다.
그래도 아침 루틴은 포기 못 하지.
양쪽 방을 돌면서 간식 갈취 작전!
근데 오늘은 안 통했다.
간식은커녕, 딸랑 조그만 거 하나 던져주고는 “자라”라네?
이상하다 싶어 요란하게 걸어가서 쉬도 해주고, 화장실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며 “나 좀 봐라” 시위도 했다.
눈도 분명히 마주쳤다. 그런데도 휴먼들이 모른 척한다.
그저 “앞으로 간식 없어. 밥만 먹어”라네.
마음이 상했다.
말도 하기 싫다.
그냥 눈을 감았다.
근데 휴먼들이 자기들끼리 쑥덕쑥덕한다.
“제 봐, 삐졌어.”
“새벽에 닭 안심 안 줬다고 삐져서 만지지도 못하게 해.”
“누굴 닮았겠어? 똑같네.”
이게 무슨 망발이냐!
내 앞에서 개 무시하고 둘이 낄낄거리니, 기분이 더 나빠졌다.
휴먼이 코앞까지 와서 뽀뽀하자고 한다.
“이 기분에 네가 나였어도 하겠냐?” 속으로 씩씩댔다.
게다가 새로 산 요구르트를 내 사료에 비벼주면서
“이렇게 좋은 걸 주는 건데?”라며 생색까지 낸다.
안 먹었다.
괜히 쉽게 풀어주면 휴먼들 버릇 나빠진다.
그랬더니 내 두 번째 최애, 복숭아를 깎기 시작한다.
아주 독하다. 내 자존심을 이렇게 흔들다니…
참다 참다 조그만 한 입 먹고 말았다.
그 순간 휴먼은 슬쩍 사료까지 들이민다.
“이건 아니지! 사료는 선 넘었어.”
어제 비가 와서 산책도 못 가고 볼일도 못 봤는데, 휴먼은 산책도 안 데려간다.
원래라면 그때쯤 풀어주려 했는데, 휴먼 눈치가 진짜 없다.
드디어 “나가자!” 한다.
마트도 같이 가고, 둘레길도 간다네.
앗싸~ 이거지!
그리고 지금, 휴먼이 건조기에 닭 안심을 돌리고 있다.
내일 새벽이면, 드디어 진짜 맛난 고기가 나를 기다리겠지.
후후… 역시 기다림 끝엔 행복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