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심기

작은 숲 하니쯤-마음이 허할 때 다시 꺼내 보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by 막둥님

바쁜 하루가 끝나고 문득 마음이 허전해질 때,


나는 가끔 ‘리틀 포레스트’ 영화를 꺼내 본다.


계절 따라 흘러가는 시간과


계절 따라 만들어지는 엄마 레시피 요리와


말보다는 손이 먼저 움직이는 풍경들.


그 속엔 이상하게도


마음의 따스한


위로와 치유 그리고 쉼을 준다.



영화 속 엄마는 딸을 위해 시골에 뿌리를 내리게 했다


지치고 돌아올 수 있는 작은 숲


딸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순간, 엄마는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조용히 자리를 비운다.


어떤 말도 설명도 없이,


딸이 살아가도록 한 걸음 물러서며.



그리고 결국, 딸은 그 숲으로 돌아온다.


세상에 부딪혀 멍든 마음을 안고,


엄마가 조용히 심어두었던 그 공간 안에서 다시 밥을 짓고, 흙을 만지고, 자신을 회복해 간다.



그 장면들을 보면서 자꾸만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누군가에게도 그런 작은 숲이 되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여기 있어도 돼.”라고 조용히 품어주는 그런 공간.


언제든 삶에 위로가 필요할 때 나도 그 숲이 되어주고 싶었다.




나의 삶에 지치고 고단할 때


돌아갈 곳이 없고


끈 끊어진 연처럼 마음이 나풀거렸던 지난 시간.


나의 아이들에겐 그런 시간을 주고 싶지 않았다.


나의 아이들에게 작은 숲이자 돌아와 쉼을 가질 수 있는 숲을 주고 싶다



그 숲은 겉으로 보기엔 그저 조용하고 평범하다.


하지만 땅 아래에서는 묵묵히, 아주 깊고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영화 속 대사처럼.


“양파는 아주심기를 해서 겨울을 나게 해.


겉으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땅속에서는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지."


그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도, 가장 깊이 자라고 있는 시간이 있다


그 뿌리가 마음을 단단하게 한다.


그래서 그런 작은 숲 하나쯤은…


누군가의 마음 안에 꼭 있었으면 좋겠다.


사계절 내내 기다려주는,


말없이 등을 토닥여주는,


비워두었지만 늘 따뜻한 그 자리.



그게 꼭 누군가가 만든 집일 수도 있고,


어느 날 건네받은 밥 한 끼일 수도 있고,


어쩌면 오래전 누군가 심어둔 마음일 수도 있겠지.



그리고, 아주 조용히…


그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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