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이야기
5월엔 행사가 많다.
어려서는 어린이날이 최고였다. 누군가에게는 생일이 최고의 날이겠지만
아빠의 부재로 나의 생일은 뿌연 남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먹고살기에 바쁜 엄마의 정서에 생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도 그렇지만 특별한 선물만 없을 뿐 밥상은 늘 생일 상처럼 푸짐했다.
그래서 모두가 기억해 주고 작은 과자꾸러미를 받을 수 있는 어린이날이 즐거웠다.
내일이면 어버이날이다.
엄마에게 크고 작은 선물을 자주 했다. 쓸데없는 거 사 온다고 욕을 먹으면서도 난 엄마에게 작은 선물을 자주 했다. 특히 속옷선물을 자주 했다. 빨래 줄에 널려있는 엄마 속옷은 낡아있었다.
큼지막한 팬티가 낡아 건너편 빨래가 어렴풋이 비추었다.
그렇게 속옷을 사다 날라도 빨랫줄의 속옷은 늘 똑같았다.
" 엄마 왜 내가 사다 준 거 안 입어"
"응~ 빨아 논게 아까워서...." 그러면서 늘 빨래를 하고 또 빨래한 게 아까와 또 입고.....
그렇게 엄마의 속옷은 비닐도 벗겨지지 않은 채 엄마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 옷장 안에서 나왔다.
엄마는 내가 사준 거를 아까워 못 입었다
그리고 어느 날 이웃 블로그에서 예쁜 뜨개 인형을 봤다. 코바늘로 뜬 거 같았다.
갑자기 지난 웃픈 옛날 일이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가정 시간 뜨개질을 했다. 완성하면 실기 점수를 받아야 했기에
노란실로 덧버선을 짰었다.
한 짝은 완성하고 나머지 한쪽은 미완성
실기 접수를 받아야 했는데 완성을 못해서 다른 반 친구 거를 빌려서 냈었다.
엄마는 덧버선 한 짝을 볼 때마다 저 덧버선은 언제 신어 볼 수 있냐고
청소할 때마다 굴러다니는 한 짝을 보면 꼭 한소리를 들었다.
어느 날 가정 선생님은 늘 친구 거 빌려서 냈던걸 아시고 8반 한꺼번에 걷었다.
그때 난 너무 당황했었다.
그렇다고 당장 뜨개질을 할 수는 없고 친구한테 집에 있는 뜨개질 아무거나 들고 오라고 했다.
난 최선을 다해 열심 빗질을 해서 털의 결을 살렸다.
그렇게 난 당당하게 A+ 받았다. 뜨개질이 난 너무 싫었다.
나중에 A+ 조끼를 결혼하고 영접했다. 친구가 자기 오빠 거를 들고 왔고 그 오빠가 지금의 남편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 엄마는 영원히 덧신 한 짝만 가지고 있다가 뭐가 그리도 급했는지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나에게 조금만 시간을 주지...
조금만 기다려주지... 그러면 내가 완성했을 텐데. 우리 딸이 만든 거라고 자랑도 했을 텐데.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서 예쁜 뜨개인형하나 만들어봐야지.
엄마는 없어도 나의 예쁜 손녀에게 선물 줘야지.
설레는 어느 5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