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이야기
아주 오래전에 박혀있던 가시가 살 속 어딘가에 박혀 가끔 이유 없는 통증을 준다.
그때 빼내지 못했던 가시들이 안 보여 난 새살이 돋아 치유가 되었다 생각했다.
예전 엄마는 그냥 소화되지 않은 날것을 마구 쏟아낼 때가 있었다.
그 날것은 나의 여기저기를 툭툭 치며 떨어진다.
그땐 그 날것의 소리가 아주 시끄러운 소음처럼 나의 마음을 튕겨져 나갔다.
조금만 더 소화를 시키고 미끄덩 거리게 쏟아놨다면 난 조금이라도 주어 담았을 텐데.
이렇게 엄마와의 기억 소환은 아쉬움으로
그 날것을 쏟아버려야 했던 엄마의 삶이 애처롭게 마음이 아리다.
그 날것 안에 염려와 사랑을 알기에...
그런데 나의 시어머니도 그냥 날것을 쏟아내었다.
그때 엄마는 시어머니한테 잘해드려라, 짜증을 내도 받아내라, 그냥 참아라였다.
배불러서도 매일 도시락을 써서 방앗간에 내어가고
중학생 시동생 소풍 갈 때도 다 잠든 새벽에 일어나 김밥을 싸야 했다.
임신을 해도 왜 입덧도 없었는지 새로 지은 밥 냄새가 너무 좋았다.
가장 사랑받고 귀하게 대접받아야 할 그때도 난 몰랐다. 사랑받을 시간이었음을....
아이를 낳고 아이 책이라도 사면 집구석에서 돈 쓸 궁리만 하는 못된 며느리였다.
그것도 배달온 배달원 앞에서 마구 날것을 쏟아 놓았다.
같은 날것이라도 다르다
시어머님의 날것은 아직도 어딘가 가시로 꽂혀 있는지 가끔 따끔 거린다.
매일 어머님께 전화를 드린다. 혼자 계신 게 늘 마음이 편치는 않다.
친정 엄마였다면 전화가 아니라 매일 찾아갔을까?
반찬을 해서 남편손에 들려 보낸다.
어머님은 반찬보다 반찬을 들고 온 아들 얼굴만 보이시나 보다.
엄마 반찬 가지고 온 아들얼굴이 아주 행복해 보였다고.
잠시 심사가 뒤틀려 모든 것을 뜸했었다.
그것도 잠시...
다시 매일 전화를 시작하고
김치를 담아서 아들 편에 보낸다.
전화가 왔다.
너무 고맙다고.....
그 한마디에 울컥 속에 것이 쏟아진다.
혼자 외로운 밥상을 마주할 가녀린 여인이 보였다.
이렇게 두 여자가 나이 들어가고 있다
천천히 나에게 들어온 날것의 소리에 세월이라는 효소가 더해져
조금씩 미끄덩거리며 넘어가고 있다.
가끔은 따끔거려도 이젠 견딜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