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UN Jul 23. 2020

내 인생에 변호사 선임할 일이 생길 줄이야

#02. K-1 비자 준비(변호사 선임)

기나 긴 고민 끝에 K-1 Visa(피앙세 비자)를 진행하기로 했고, 한국에서의 비자 준비뿐만 아니라 미국 내 신분변경, 영주권 진행 등 앞으로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아 우린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미국에 있을 때 변호사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봐와서 우린 신중하게 변호사를 찾아보기로 했고 한인 변호사, 맨해튼에 있는 유명 변호사, 남자 친구 동네 변호사까지 총 10명 가까이에게 문의 메일을 보냈다. 회신 오는 속도나 진행 내용 공유 방법, 꼼꼼함, 비자 경험,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했는데 유명하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닌 것 같았다. 한 예로, 1시간 상담비가 $700이라고 한 곳이 있었는데 메일 답장 오는 걸 보면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메일에 paralegal 분이 회신을 주시는데 허술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상담조차 받아보지 않고 제외시킨 곳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중 가장 회신 속도가 빨랐고 꼼꼼했으며 비자를 준비해주는 과정에서 공유와 더블체크가 가장 중요하다 말씀해주신 변호사 한 분이 가장 마음에 들어 그 분과 zoom 미팅을 통해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01. 변호사 사전 미팅 (zoom활용)

시차 때문에 남자 친구가 미팅에 참석하기로 했고, 나는 이후 어떤 식으로 진행됬었는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사전 미팅 전에 이메일을 통해서 우리의 현 상황, 내 과거 비자 신청 이력, 원하는 방향 등을 먼저 물어보셨고 우리의 답변을 받아보신 후 하루가 지나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

변호사분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비자 옵션들을 다 말해주셨고, 각각의 장/단점을 짚어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합법적이고 안전한 쪽으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해주셨는데 그게 K-1 Visa(피앙세 비자)였다.

zoom을 활용한 미팅이었기에 비자별 진행 절차나 준비해야 할 서류 등에 대해 구두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 화면에 이민국 웹사이트를 띄워놓고 같이 보면서 진행하셔서 남자 친구는 더 믿음이 갔다고 했다.

상담비는 $150이었는데, 계약을 하게 되면 변호사비에서 $150을 제할 수 있다고 했다. 계약하지 않게 되면 상담비만으로 $150을 쓰는 셈이 된다. (변호사별로 상담비가 천차만별이다. 한인 변호사 중에선 상담비를 따로 받지 않는 분도 계셨다. 가장 비쌌던 건 $700/hour. 후덜덜..)

변호사 선임비용 또한 비자 단계별로 얼마씩 나눠낼 수 있어서, 한꺼번에 큰 금액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우리는 'I-129F제출, I-129F 승인, 미국 내 신분변경 서류 제출' 이렇게 3개 단계로 나눠 내기로 했다. 

  

#02. 변호사 선임 계약

메일로 계약 의사를 밝힌 후 계약서와 의뢰인 권리/책임 설명서(?)를 받게 되었다. 계약서에는 어떤 서류들을 준비해주는지, 인터뷰는 몇 번 커버해주는지, 금액은 얼마이고, 계약 파기 시 수수료 환불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등이 적혀 있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1차 변호사 비용+서류제출비를 지불하면 비자 서류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우리는 K-1 Visa로 미국 입국 후  AOS(Adjustment of Status)까지 다 맡아서 해주시는 조건이었기에 Forms I-129F/I-485/I-131/I-765/I-864/I-944를 준비해주신다 하셨고 인터뷰는 1번 커버된다. 


#03. 포털사이트 공유

계약서 서명 후 우리는 변호사님 포털사이트 링크를 받았다. 해당 사이트는 변호사와 의뢰인이 함께 공유하는 곳인데 비자 진행에 있어 필요한 정보, 서류들을 한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는 곳 같았다. 

Dashboard, Tasks, Forms, Receipts, Invoices, Files로 탭이 나누어져 있고 우리가 처음 로그인했을 때는 이미 Tasks 탭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등록되어 있었고, Forms 탭에는 I-129F 서류가 올라와있어 우리가 적을 수 있는 정보들은 미리 적을 수 있었다.

Invoices 탭에도 우리가 내야 할 금액만큼 Balance가 이미 등록되어 있어서 이 사이트 Pay버튼을 통해 지불하는 것이 바로 가능했다.

Receipts 탭은 USCIS(이민국)에서 받는 Notice letter나 Receipts 등을 변호사님이 올려주시는 곳 같았고 Files 탭에서는 계약서, 여권사본, 사진 등 필요한 자료들을 올려 공유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렇게 우리의 긴긴 비자 져니 중 가장 첫 단계인 변호사 선임을 마무리했다. 변호사를 선임할지 말지, 어떤 비자를 진행할지 고민하는 단계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왔다 갔다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오히려 결정하고 나니 홀가분한 느낌이었다.


K-1 Visa(약혼자 비자) 진행이 그렇게 어려운 케이스가 아니라 혼자서도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둘 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서 시간 내기가 힘들 것 같았고 좀 더 확실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에 변호사를 선임했다. 우리 둘의 성격이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긴가민가 할 때마다 구글링 하며 하나씩 해결해나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는데 변호사님께 바로바로 물어보면 되어 아주 편했다. 비용이 적은 게 아니라서 처음엔 많이 망설였지만 지금은 변호사를 선임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코로나 이후 꽤 긴 시간 대사관이 닫혀 있었고, 최근 다시 인터뷰 업무를 재개했지만 아직 K-1 인터뷰에 대한 소식은 없다고 한다. K-1 Visa(약혼자 비자)가 비이민 비자로 분류되긴 하지만 이민 의사를 가지고 있는 비자이기 때문에 애매한 것 같았다. 배우자 비자, 학생비자 인터뷰가 먼저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다음 순위는 약혼자 비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개인적인 마음 듬뿍 담아서)이 있다. 제발~ 또, USCIS(이민국)도 8월부터는 인원을 감축한다는 얘기가 있어 우리 케이스가 언제 마무리될지 예측조차 불가능한데 하루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져 이 모든 게 정상화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시간적 여유가 되는 분들은 변호사 선임 없이 혼자 서류를 준비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들었고, 그걸로 세이브되는 돈이 꽤 크다. 따라서 변호사 선임은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장/단점이 반드시 있으니 각자 판단해보시길... :)

※ 또, 우리 케이스를 맡아주시는 변호사 분은 우리 커플의 성향과 잘 맡는 것이지 무조건 적으로 좋다!! 는 아니기 때문에 직접 여러 변호사님들과 상담해본 후 계약하는 것이 베스트인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국제결혼은 어려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