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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Sep 04. 2020

기다림의 시작

#04. K-1 비자(NOA1 I-797C)

I-129F 서류를 페덱스로 보낸 지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부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인터넷 후기들을 보면 서류를 보내고 일주일쯤 되면 보통 문자를 받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처리가 조금 느려진 거겠지?' 생각이 들긴 했지만 머릿속으로는 이미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중이었다.'중간에 분실된 거면 어떻게 해야 하지? 다시 보내야 하나? 그랬다가 서류가 다시 찾아지면 어떻게 해? 분실되었다는 걸 어디서 확인할 수 있지?' 


갑자기 예전 미국에서 지낼 때, 영주권 프로세싱 중이던 동료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기다리는 동안 정말 피가 말린다고. '아.. 그게 이 말이었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기다려야 하는 날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남아있는데.. 고작 NOA1 기다리는데 피가 말리다니. 해탈하지 않고서는 정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고 지내면 진행이 착착 된다던 한 블로거의 후기도 떠올랐다. 잊고 지내야지... 잊고 지내야지...


그러다 일주일하고 5일째 되는 날 아침, 남자 친구가 문자 하나를 캡쳐해서 보내줬는데 그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Receipt# 문자였다. 서류 승인도 아니고 그저 신청서가 잘 도착했다는 문자일 뿐인데 어찌나 기쁘던지. 한 스텝 더 나아간 것 같아 마음이 많이 놓였다. 


기다리던 이민국 문자. 저 번호들로 비자 케이스 진행이 얼마나 되었는지 조회가 가능하다. 


문자는 이런 식으로 아주 간단하게 왔다. '신청서 받았고, Receipt#는 이거야. 공식적인 Receipt Notice는 우편으로 곧 갈 거야. 답장하지 말아라.' 여기서 중요한 건 케이스마다 부여되는 Receipt#다.


Receipt#는 알파벳 3글자와 숫자 10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알파벳은 내 케이스가 접수된 이민국 센터를 의미하고 숫자 10자리는 첫 번째 두 자리는 접수 연도, 그다음 세 자리는 날짜, 그다음 다섯 자리는 케이스 넘버라고 한다. 나는 WAC로 시작되는 Receipt#를 받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되는 것.


MSC – National Benefits Center

NBC – National Benefits Center

EAC – Vermont Service Center (formerly known as Eastern Adjudication Center)

VSC – Vermont Service Center

WAC – California Service Center (formerly known as Western Adjudication Center)

CSC – California Service Center

LIN – Nebraska Service Center

NSC – Nebraska Service Center

SRC – Texas Service Center (formerly known as Southern Regional Center)

TSC – Texas Service Center

IOE – ELIS (e-Filing)

YSC – Potomac Service Center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면서 내 케이스가 어느 센터로 갔는지 어떻게 아는 거지? 했는데,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도 그들과 똑같이 캘리포니아 센터가 지금 언제 적 서류를 처리 중인지를 캐보기 시작했다.


이민국 케이스별 Processing time 확인 페이지: https://egov.uscis.gov/processing-times/

이민국 케이스별 Processing time 확인 페이지 캡쳐. 2020/09/04 기준.


내가 제출한 서류의 Form type(I-129F)을 선택하고, 문자로 받은 Receipt#로 알아낸 케이스 진행 센터를 선택한 후 Get processing time을 누르면 된다. 다들 읽어보면 알겠지만, 예상 소요 기간은 5개월~7개월이라 나와 있고, 2020년 2월 6일 이전에 NOA1을 받았는데 이후 아직 아무런 Notice를 이민국으로부터 받지 못했다면 'outside normal processing time'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인즉슨, 2월 6일 이전의 케이스는 대부분 처리가 됐다는 뜻이니 지금은 2월 초~중순의 케이스들을 처리하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조회해본 날짜가 2020년 9월 4일이니 7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뜻.


정말 6~7개월이 걸리는 건가 처음엔 충격을 받았었다. 작년 기준으로는 3~4개월 만에도 승인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수두룩 했기 때문에 NOA2(승인)까지 6~7개월이 걸리면 신체검사, 인터뷰, 신변 정리까지 다 합쳤을 때 정말 1년 가까이(어쩌면 넘게) 걸릴 수도 있겠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망할 코로나ㅠㅠ) 착잡했지만 그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돈도 많이 모아둬야지 스스로 타이르고 다짐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그리고 이민국 문자를 받은 날로부터 일주일 후, 이번엔 남자 친구가 웬 종이 한 장을 찍어 보내줬는데 바로 Notice of Action(이걸 줄여서 NOA라고들 부른다) I-797C 였다. Notice type에 Receipt라고 적혀있으니 이게 NOA1인 것이다.


편지 안에는 Case type, Receipt number, Receive date, Notice date 등이 적혀있고 수혜자 이름, 생년월일, 출생 국가도 나와있었다. 여기서 조금 놀랬던 건 Receive date가 7월 20일, Notice date가 7월 28일이라 적혀있었던 점. 문자가 오고 우편이 전달되기까지는 보름이 넘게 걸렸지만 이민국 내에서는 7월 17일에 보낸 서류가 3일 만에 도착했고, 일주일 후 notice도 냈다는 것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느리게 처리된 건 아닌 것 같아서, 이민국을 미워하던 마음이 괜히 머쓱했다.


어찌 됐든 비자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 고작 NOA1 단계지만 앞으로의 기다림이 훨씬 길겠지만, 잘 버텨보길. 코로나로 더 힘들어진 이 세상 모든 국제커플들 파이팅ㅠㅠ! 


[Visa Journey]
2020/07/17 : K-1 비자 I-129F 서류 송부(Fedex)
2020/07/20 : K-1 비자 NOA1기준, Receive date
2020/07/28 : K-1 비자 NOA1 기준, Notice date
2020/07/29 : K-1 비자 Receipt# 문자 알림
2020/08/04 : K-1 비자 NOA1 우편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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