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주한 미 대사관 인터뷰 재개(K-1 비자)
지지난주(10월 5일~6일쯤) 드디어 주한 미 대사관에서 K-1 비자 인터뷰 스케줄을 다시 잡기 시작했다.
아직 난 NOA2를 기다리고 있는 단계라 인터뷰는 한~참 남았지만, 그래도 먼저 신청한 사람들이 계속 한국에 남아 기다리고 있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길 바라고 바라 왔다.
비자 신청 초기 하루에 몇 번씩이나 드나들던 '미준모'라는 네이버 카페도 어느샌가 K-1 비자에 대한 게시글들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아 한동안 들어가지 않던 때였는데, 오랜만에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어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코로나는 여전히 기세등등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익숙해진 탓인지 3~4월 한창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들썩일 때만큼의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았다. 미국 입국하기가 무섭다는 글들이 자주 보였는데 최근엔 빨리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더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다시 인터뷰 스케줄이 잡힌 사람들은 3월쯤 대사관이 닫히기 전 인터뷰만 남겨두고 있던 사람들이라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이민가방에 짐 챙겨 떠날 준비를 거의 마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6개월이나 흘렀으니... 그 시간 동안 다시 일을 구해서 하기도 뭣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자니 언제 다시 인터뷰가 재개될지 모르고. 그야말로 진퇴양난인 상황에서 지금까지 버텨온 사람들인 것이다.
그들을 보며 나는 '인터뷰 날짜가 잡히더라도 그냥 휴가만 쓰고 다녀와야지. 일은 절대 그만두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남자 친구는 대사관 재개 소식을 듣자 우리 프로세싱도 빨라질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며 USCIS(이민국) 사이트를 몇 번이나 들어가 본 것 같았다. 5~7개월 프로세싱 타임이라 뜨는 건 여전한데 말이다. 10월이 우리 커플 롱디 된 지 딱 1년 되는 달이라 더 싱숭생숭한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1월에 함께 칸쿤을 다녀왔으니 얼굴 못 본 지는 9개월 정도..? 됐다. 인생 길~게 보면 1년, 2년 정말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그 시간을 살고 있을 땐 왜 이렇게 힘들고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 같은지... 쌓고 있던 커리어 다 내팽개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명분으로 고향집에 내려와 지낸 지 1년이 되어가니 슬슬 몸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뭔가 필요하다.
나의 정신을 집중시킬 새로운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