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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Feb 19. 2021

기쁠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다?

#07. 드디어 NOA2(K-1 비자)

2020년 7월 20일이 우리의 NOA1 Received date 였다. 그로부터 정확히 214일 만에 드디어 NOA2를 받았다. 


그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이민국 웹사이트에 들어가 케이스 넘버를 입력하고 Visa status check을 해왔다.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지 생각해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엔 이민국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주변 사람들의 승인 소식이 하나, 둘 들려왔기 때문에 더 심해졌었다. (이민국은 나의 이런 집착을 알까...ㅎㅎ)


그러다 어제 정말 뜬금없이, 지겹도록 본 Your case is received라는 결과창이 Your case is approved로 바뀌어있었다. 늦게까지 깨어있다 딱 잠들기 전 확인한 터라 엄청 피곤했는데도 그날은 도저히 잠들 수 없었다. 이게 뭐라고 손까지 덜덜 떨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좀 요란 떤 것 같아 스스로 창피하지만, 어쨌든 나한텐 엄청난 충격이었다. approved 결과를 보자마자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일 중이라 받지 못해 카톡으로 approved 된 소식을 알렸다. 점심시간이 돼서야 영상통화를 할 수 있었고 남자 친구는 이제 미국 올 수 있는 거냐며 너무너무 기쁘다 말해줌과 동시에 내가 이제껏 해온 불필요한 걱정들을 내 성대모사까지 해가며 놀려댔다. '거봐~ 내가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 없댔지??????'


이후 인스타를 통해 NOA2 소식을 알렸고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받았다. '큰 산 하나 넘었고 이제 인터뷰만 보면 되겠네.' '얼른 들어왔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댓글을 보다 보니 갑자기 그때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정말 가는 건가..? 나 미국에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덮쳐왔다.


NOA2를 받고 밤을 꼴딱 새운 아침, 엄마에게 승인을 알려드렸을 때도 비슷한 불안감을 느꼈다.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아 엄마의 정확한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갑자기 낯빛이 어두워졌고 착잡한 표정임엔 틀림없었다. 힘들게 다 키워놨더니 멀리 떠나버려 서운하고 요즘엔 시국도 시국인지라 걱정도 많이 되실 것 같았다. 


가족들에게 불안하고 걱정되는 내 감정을 드러내며 지내도 되는 건지.. 아님 철없는 막내딸처럼 마냥 기쁘고 기대되는 척해야 하는 건지.. 답을 내리기 어렵다.


아무튼,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는 것과는 별개로 무탈히 한 번만에 승인받은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의 스텝도 지금처럼만 잘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드디어 한 발짝 앞으로 갔다...!


[Visa Journey]
2020/07/17 : K-1 비자 I-129F 서류 송부(Fedex)
2020/07/20 : K-1 비자 NOA1기준, Receive date
2020/07/28 : K-1 비자 NOA1 기준, Notice date
2020/07/29 : K-1 비자 Receipt# 문자 알림
2020/08/04 : K-1 비자 NOA1 우편 수령
2021/02/18 : K-1 비자 NOA2 확인(USCIS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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