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기 이전의 나, 이후의 나.
약 한달 간 모든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어린시절 좋아했던
로맨스 소설에 푹 빠져 살았다.
막상 소설 작업을 시작하고 나니
책이 너무 읽고 싶었다.
이런 감정이 얼마만이지 모르겠다.
뉴질랜드에 있다보니 한국소설을 구하기 힘들어
온라인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이 시작은
겉잡을 수 없게 내 삶을 변화 시켰다.
언제나 처럼 아침 7시에 일어나
아이들 아침식사와 도시락을 싸주고
학교를 데려다주고 집에와서
책을 읽기 시작한다.
어느날은 아이들이 오기전까지
커피 두잔으로 끼니를 때울 정도로 빠져있었다.
나도 아는 내 가장 큰 문제...
가사가 아름답고 멜로디가 구슬픈 노래를 좋아하며
그 노래를 100번이고 200번이고 반복해서 듣는
마음에 드는 책을 읽으면 가슴 설레여 하고 울고 되씹으며
그 여운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소설책에 본격적으로 빠졌던 중학교1학년부터 20대 중반까지의 나라는 사람을
마흔에 마주했다.
무어라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다시 스무살로, 아니 10대의 나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동시에 너무 많은 아쉬움 역시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가버렸는지
왜 그 흘러간 세월에 나는 내가 행복했던
내 가슴을 그토록 설레이게 했던 일들을 하지 못하고 살았을까 하는
누군가는 늦었다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 했고
누군가는 늦었다 생각했을 때는 정말 늦은거라 했다.
어쩌면 이미 너무 늦었는지
어쩌면 지금이 가장 빠른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잘 모르겠다.
중요한 건
나는 이제 이 행복감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학교 입학을 10월로 미뤘다.
내 비자는 아이들 가디언비자로 전환했다.
그리고 나의
8개월에 방학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하루종일 책을 읽고
글을 쓸 생각을 하는것만으로
이토록 설레일 수 있다니
인생이란 이토록 단순했는데
난 왜그리 어렵게 살았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