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이라는 말은 왠지 부정적이다. 식단이란 말이 너무 계획성을 띄는 단어이고 사회성이 결여되는 듯한 뉘앙스를 가진 단어인 것이 한 몫한다. 식단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통상 닭가슴살, 고구마나 현미밥, 야채 등을 도시락으로 싸가지고 다니는 것이 떠오르거나 직장동료나 주변 지인들이 나의 식단으로 인해 눈치를 보는 이미지가 떠오르곤 해서 일상과 동 떨어진 느낌이 난다. 클린식단, 더티식단으로 나누기도 하며 더티식단을 먹었을 땐 죄책감을 들게 만든다.
사실, 우리 몸이 비만으로 가는 이유는 음식의 종류보다도 필요 이상의 음식량 때문이다. 적당량 섭취를 위해선 음식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음식들을 클린식단 더티식단으로 나눈다면 식사에 대한 집착이 생길 수 있다. 야채 같은 가벼운 음식들은 다이어트할 때만 먹는 것, 튀김류의 음식들은 치팅 때 먹는 것이라고 나누는 생각들이 자극적인 음식들을 섭취하는 순간을 더욱 값지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음식중독에 빠지기 쉽다.
그냥 단순하게 어떤 음식이든 '식사.'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식사의 경중 또한 음식의 종류로 나누지 않고 먹고 나서의 느낌으로 나누는 것이다. 먹고 나서 속이 묵직하게 차는 느낌이 든다면 무거운 식사. 속이 편하면 가벼운 식사. 종류와 상관없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훨씬 마음도 편하고 적절한 양을 알게 되는데 도움이 된다. 먹고 나서의 포만감과 만족감에 따라 음식을 자연스레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음식들이 쉽게 구해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음식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건강관리의 비결이다.
바로 코앞에 자극적인 음식을 애써 외면하고 유기농 채소와 건강식품들을 찾아가며 또 다른 건강 마케팅에 넘어가긴 보단 일상에서 모든 음식을 내 몸에 필요한 정도만 먹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지속적인 방법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 건강식품들을 찾는데 쏟는 에너지를 좀 더 움직이고 생산적인 일에 투자해서 몰두하는 것이 더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삶에 더 가깝다.
유기농 채소와 건강식품을 찾는데 신경을 쓰는 모든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속세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음식들을 애써 외면하며' 병적으로 건강에 대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어떻게 아냐고? 나도 그랬었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살 빼고 있다고 착각했었던 때가 다 있었다. 사실은 심리적으로 억누르고 있을 뿐이었다는 것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평생의 다이어트 경험 수십 번, 건강한 방법이라 해서 다 건강한 것이 아님을 알았다. 내 속은 전혀 건강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지속적일 수 없었다.
우리는 당장의 체중감량 말고 평생 동안 가져갈 나만의 건강관리법을 하나 체득해야 한다. 평생 가져갈 나만의 건강관리비결은 돈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재산이 될 것이다. 정해진 식단이 아닌 다양한 식사를 통해서 내 몸의 반응을 먼저 기록하고 확인해 보자. 나는 어떤 식감의 음식을 먹었을 때 가장 만족감이 들며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속이 편하고 변이 잘 나오는지, 어느 정도의 양을 먹을 때 컨디션이 좋은지 등 알아가는 단계가 필요하다.
그날그날 먹는 음식을 기록하고 포만감과 만족감의 지표를 만들어 나가 보자. 정해진 식단 말고 식사하면서 우리의 몸을 알아가 보는 것이 건강한 영양관리의 첫 번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