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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아 Nov 30. 2020

좋아하는 것을 과소평가하지 말자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할 수도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출장으로는 해외를 갔어도 여행으로는 단 한 번도 해외를 나가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었고,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부모님의 영향으로 많이 다녔을 뿐 자신의 돈으로 가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 돈으로 쇼핑하는 것이 더 좋다고 했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니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이 내게 주는 의미가 크다는 것을 점점 느끼고 있다. 좋아하는 마음과는 다르게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못했지만 죽기 전에 후회될 일 중 하나는 여행이었다. 4일 뒤에 죽는다면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내게 한 달 뒤에 죽는다고 하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여행하는 것이다. 죽을 때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 중에서 아쉬울만한 것은 별로 없다. 경험이 없으면 오히려 얼마나 좋은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을 더 하길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고, 내가 가장 가보고 싶던 유럽을 스페인 외에는 가보지 못했다.      


 그리고 친구들은 여행은 좋아도 비행기 타는 것은 싫다고 하는데 나는 비행기 타는 것도 신이 난다. 그리고 캐리어가 드르륵 길에 끌리는 소리만 들어도 설렌다. 그래서 나는 생각보다 여행을 많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해외여행 가는 것이 로망이었는데, 이왕이면 평생 함께 할 배우자와 가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 사람과 이별을 하면 그 여행 기억이 갔을 때만큼 좋지 않을 것이기에 내 여행 추억에 금이 가는 것이 싫었다.      


 나는 음악도 좋아한다. 음악 듣는 것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악을 좋아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누구나 좋아하듯 나도 그냥저냥 좋아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음악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보다 더 많이 좋아하고 지식도 많은 사람들이 많으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찮게 여겼다. 하지만 MP3시절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 MP3 플레이어에 담고 그것을 들으면서 등교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직접 구입한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는 내 보물 1호였다. 지금은 어플을 통해 어떤 노래든지 들을 수 있게 됐지만 그 당시에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찾고 그 노래를 질리도록 들으면서 그 노래에 애정을 쏟았다.      


 음악 영화도 매우 사랑한다. 원스,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는 내 인생영화들 중 하나이다. 특히 싱 스트리트를 처음 봤을 때 주인공이 친구와 작곡을 하는 과정을 보면서 내가 하는 일인 양 설렜다. 좋아하는 여자애를 위해 노래를 만들고 친구와 합을 맞춰보는데 내가 설레고 행복했다. 그리고 영화가 좋았다고 느끼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OST가 좋은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영화가 10배는 좋아지는 이유가 대부분 OST가 좋아서였다. 그렇게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그런데 당연한 것이라면서 내 취향을 인정해주지 못하면서 살아왔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없는 무향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꼭 깊은 지식이 있다거나 한 영화를 100번 봐야 하고, 대사를 외우고, 유럽 일주를 다니고 그래야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확실히 인정해주고 더 많은 시간을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살면 일상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내가 나를 더 알아봐 주고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해주는 것이 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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