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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창 May 13. 2020

'한국'과 '미국'의 육아(育兒) 上

유치원 때부터 해외에 살던 내가 느끼는 '한국'과 '미국'

육아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뜨거운 관심사 중 하나이다.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를 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대학을 좋은 학점으로 졸업해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혼령기가 차면 좋은 배우자와 결혼해 자녀를 낳고, 그 자녀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 남은 여생을 헌납하는,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이런 삶은 다름 아닌 '우리'의 삶이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나 같은 자식은 낳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다. 필자의 부모님께서 평생을 헌신하며 살아오신 모습을 보며, 나도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어 부모님 같은 삶을 살아올 수 있을까 항상 걱정해왔다. 부모가 준 사랑의 절반만큼도 부모에게 돌려주기 어려워하고, 여자 친구에게는 애정표현을 잘하며 시간을 소비하는 내 모습을 보며 가끔은 회의감이 든다. 그래서인지 때때로 이런 내 모습을 보며, 내가 아버지가 됐을 때의 나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심란하기만 하다. 




출처: 연합뉴스 고유권 기자 pisces738@yna.co.kr (2019.03.20)

여담이기는 하지만, 필자처럼 이렇게 결혼과 육아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층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필자처럼 결혼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와 같이 재정적인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특히 청년층들의 재정적인 문제는 '어차피 그림의 떡인' 집은 포기하는 대신, 고급 외제차를 사거나 명품을 소비하는 습관으로 바뀌고 있다. 


'부모'가 되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최대한 없애거나 회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사람들은 결혼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육아로 인하여 본인의 커리어가 무너진다던가, 혹은 결혼으로 인하여 남은 여생을 속박받으며 살아간다는 부담감을 우리 부모 세대로부터 보고 자라났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의 부모님들을 보면 이는 정말 맞는 것 같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 및 경력 단절이 청년층에게 가장 큰 문제로 직면되지 않나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미국의 출산율 역시 한국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아마도 한국과 비슷한 이유로 출산율이 감소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은 '경제적 부담감과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면, 미국은 '낮은 자유도'가 주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은 실제로 결혼 비율보다 동거 비율이 높은 것도 속박받기를 싫어하고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실제로 슬하에 자녀를 둔 경우도 결혼이 아닌 법적으로 책임이 많이 완화되는 '동거'상태인 경우가 많다)




서론이 상당히 길었던 것 같다.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서 긴 시간을 보내본 필자의 입장에서 한국과 미국의 육아(衣類)는 상당히 다르다. 한국에서는 부모의 '희생'을 강요하는 육아가 주를 이룬다. 아이를 위해 여러 학원을 알아봐야 하고, 아이의 교육에 힘을 쓰기 위해 무리를 해서까지 학군이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가고,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고액과외도 서슴지 않게 부른다. 물론 사람 사는 곳이 어디 다르겠는가만, 미국에 비해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너무 부모의 '희생'을 당연시하고 더 큰 '희생'을 바라는 것 같다. 


미국은 성년이 되면 '당연하게' 독립을 한다. 물론 워낙 땅이 넓고 다니는 학교가 집에서 멀기에 독립을 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자녀들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 그들의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교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아니면 학교 주변에서 여러 취직하며 대출을 갚아나간다. 국내에서는 취직하기 전, 혹은 취직 이후까지 부모 집에서 같이 사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무언가 옳다 그르다의 관점보다는, 한국에서는 '취직 전'까지는 부모가 자녀를 부양하는 느낌이라면, 미국에서는 '대학 전'까지 부모가 자녀를 부양하는 느낌이다. 이 같은 차이가 한국에서 한때 80%가 넘는 대학 진학률을 만든 주요 이유기도 하다. 


이렇듯 미국에서는 자녀를 빠르게 독립시키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미국 아이들이 선천적으로 독립심이나 자립심이 더 높기에 한국 아이들과는 다르게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바로 본인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미국 아이들은 어떠한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받고, 이러한 교육으로 인해 독립심과 자립심을 길러 일찍 독립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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