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맛있는 커피가 많아진 걸까?

by 현카피

요즘 문득, 깨달은 게 있다.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는 원두 중 맛있는 것, 성공적인 것의 비율이 전보다 확연히 늘었다. 입맛이 까다로워졌으니 오히려 만족도는 떨어지는 게 정상일 터, 그런데 오히려 맛있다-고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원두가 많아진 건 왜일까? 예전 상대적으로 아주 우월하다고 느꼈던 1세대 로스터리들의 원두 정도 퀄리티는 이제 흔하고,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니 폄하하기 쉬운 트렌디한 로스터리들 중에도 놀랄 만큼 훌륭한 커피들이 많다는 걸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아마, 이 업에 종사하는- 즉 생두를 골라 들여오는 사람들, 배합하고 로스팅하는 사람들의 노하우가 축적되고 발전하여 어느 임계점을 넘어선 게 아닐까?


일정한 만큼을 알게 되면 마치 다 안 것 같다는 착각을 하기 쉽지만, 사실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 그런 뻔한 끝은 없다. 정체되어 있는 것 같지만 느리게라도 모든 것은 나아가고,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분명 조금이라도 더 나아간 탐구자와 전문가들이 있다. 사람들이 여간해선 차이를 몰라주는 것 같지만 또 세상 구석구석엔 그 차이에 열광하는 혜안들이 있다.


즐기는 입장에선 그 끝없음이 좋지만, 즐기게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선 그 끝없음이 아득하기도 하다. 우리 대부분은 동시에 그 양쪽 입장이니 그래서 일상도 도락도 쉽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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