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들고 그가 힘들면 우리 사이의 거리는 멀어진다. 이상한 일이다. 힘들면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 의지하고 위안해야 하는 걸 텐데.
그런데, 그렇게 되더라.
마음으로는 안다. 그 멀어진 거리를 내가 안타까워하고, 그가 불안해하는 것을. 그런데도 그 안타까움과 불안함이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구심력보다, 힘든 삶이 서로의 거리를 벌리는 원심력이 항상 더 크게 작용한다.
그 원심력이라는 게, 서로가 서로에게서 멀어지려는 힘이 아닌데, 각자가 발 딛고 있는 토대로부터 떨어져 날려갈 것 같은 힘인데, 힘듦의 원인이 아닌 서로가 애꿎게 멀어진다. 애달프게 멀어진다.
어른이 되면 왜 친구들과 멀어진다는 건지 궁금하던 때가 있었다. 어른이 되면 왜 사랑이 엷어지는지 이상해 하던 때가 있었다. 알고 보니 어른이란, 필사적으로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치는 존재들이었다. 잠깐이라도 힘을 빼고 그 발을 떼어 누군가에게 걸어갈 엄두를 못 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