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이동이 있는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평년과 다른 모습으로 추석을 맞게 되었다. 만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고 매년 명절 연휴면 면제해 주었던 통행료도 면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원 제한이 점차 풀리는 요즘, 멀리 떨어진 가족과 일 년에 한두 번 만나는 시간을 포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추석 당일 전날에는 다른 어느 때보다 교통사고율이 높은 편이다. 경찰청에서 2015년부터 2019년 추석 연휴 기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연휴 전날 교통사고는 평균 825건, 사상자는 1,200명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졸음운전 비율이 높은 편인데, 차가 막힐 것으로 예상한 운전자들이 이른 새벽부터 운전대를 잡으면서 사고 비율은 평상시 대비 2.8배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 교통사고로 가족 모두 더 큰 슬픔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긴 연휴 기간 동안 운전대를 잡을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때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니더라도 곳곳에 졸음쉼터가 설치되어 있다. 노곤해지기 쉬운 때, 졸음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1. 졸음이 쏟아질 땐, 고속도로 졸음쉼터로
졸음쉼터는 명칭 그대로 졸음운전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휴식 공간으로 휴게소 간격이 먼 구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2011년 고속도로에 처음 설치해 2018년 4월까지 290여 곳이 운영 중이며 올해까지 고속도로, 국도 등 총 84곳을 더 늘리기로 했다.
졸음쉼터는 설치 이후 졸음 사고 건수 9%, 사망자 수 33% 감소라는 결과를 끌어냈다. 졸음운전 사망률은 4.51%로 음주운전 사망률보다 2배 가까이 높다고 알려졌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운전한다는 가정하에 1초만 졸아도 28m를 나가고 4초라고 가정한다면 100m 가까이 무방비한 상태로 운전하게 되는 셈이다. 빠른 속도로 주행 중인 고속도로에서 눈을 감고 100m를 지나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만 해도 아찔해진다. 졸음이 쏟아진다면, 가까운 졸음쉼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자. 10분만 눈을 붙여도 언제 졸음이 쏟아졌냐는 듯 졸음을 싹 잊을 수 있다.
#2. 졸음쉼터 설치 기준과 규모
졸음쉼터는 휴게시설 간 간격이 25km 초과하는 구간에 설치된다. 휴게시설 간 표준 간격 기준은 15km이며 최대 간격 기준은 25km로 휴게소 간 거리에 1~3개 정도 졸음쉼터가 있다. 졸음쉼터에는 방범용 CCTV, 화장실, 여성용 화장실 비상벨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고 이것 외에도 벤치, 운동시설, 자판기 등이 필요에 따라 설치된다. 일부 졸음쉼터에는 푸드 트럭을 운영하고 있어 작은 휴게소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졸음쉼터는 시설 이용률에 따라 규모가 결정되는데, ‘소형 졸음쉼터’의 경우 하루 평균 100대 미만으로 승용차 7~9대, 대형 화물차 1~3대가 주차할 수 있다. ‘중형 졸음쉼터’는 하루 평균 101~499대 교통량으로 승용차 7~21대, 대형 화물차 4~8대가 주차할 수 있다. ‘대형 졸음쉼터’는 하루 평균 500대 이상의 교통량으로 승용차 21대 이상, 대형 화물차 9대 이상이 주차할 수 있다.
#3. 졸음쉼터도 안전하게 이용하기
졸음이 쏟아질 때, 단비 같은 휴식 공간이 되어주는 졸음쉼터. 그러나 졸음쉼터를 이용할 때도 안전이 중요하다. 진입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졸음쉼터 내에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졸음쉼터로 진입할 때는 진입 전 5초 이상 방향 지시등을 켜고 뒤를 따라오는 차량에 진입 여부를 안내해야 한다. 졸음쉼터의 진입로는 일반 휴게소와 비교해서 짧은 편이기 때문에 감속 거리가 부족하고 자칫 뒤따라오는 차량과 추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졸음쉼터 공간이 부족하다고 하여 진입구와 진출구에 주정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주행 통로에 차량을 세울 경우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깊은 잠을 청해야 한다면 졸음쉼터보다는 일반 휴게소를 이용하자! 졸음쉼터의 취지는 잠시 눈을 붙이고 졸음을 깨기 위한 장소다. 장시간 잠을 청하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다른 운전자를 배려하기 위해 피하는 것이 좋다.
#4. 졸음쉼터를 막 지났다면? 졸음 깨는 방법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스스로 통제하지 못할 만큼 눈꺼풀이 계속 내려온다. “쉬어야지”라고 생각하는 찰나, 졸음쉼터를 지나쳤다면 다음 졸음쉼터까지는 15km 정도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는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서라도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우선, 창문을 열어보자. 차량 내부에 가득 찬 이산화탄소는 졸음을 유발한다. 공기를 상쾌하게 만들고 찬 바람에 정신이 번뜩 들도록 유도해 본다. 물티슈나 물수건이 있다면 얼굴과 목 주변을 닦아 낸 후 바람을 맞는 것도 좋다. 자세도 중요하다. 장거리 운전을 하게 되면 몸과 마음이 축 늘어지기 쉬운데, 이때 흐트러진 자세로 피로감이 더 빠르게 쌓일 수 있다. 늘어진 몸을 바로 세워보자. 정신도 바로 깨는 데 도움이 된다. 동승한 가족들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좋다. 말도 하지 않고 장시간 운전하게 되면 정신이 몽롱해지고 잠에 들기 쉽다. 여러 가지 소재로 대화 내용을 바꿔간다면 잠에 쉽게 들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다.
졸음 깨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잠시 휴식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졸음쉼터에 들려서 눈을 감고 편안하게 10분이라도 눈을 붙여보자. 언제 졸음이 쏟아졌냐는 듯 상쾌해진 몸과 마음으로 다시 운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추석 연휴,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할 때 눈물로 얼룩지는 일이 없도록 졸음이 쏟아진다면 주저 말고 졸음쉼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