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족, 파이어족, 자본주의 키즈 등 특정 세대를 아우르는 신조어가 매년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조어는 주로 어떤 세대가 공통적인 소비 패턴을 지니거나 경제 원리를 인식하는 방식의 차이가 기존의 세대와 다를 때, 생겨나곤 합니다. 주로 경제 활동을 시작하거나 기성세대의 문화를 답습하려고 하지 않는 20-30대에 이러한 신조어가 자주 붙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오팔 세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팔 세대란 2021년 트렌드를 주도한 세대 중 하나입니다. ‘OLD People with Active Life(OPAL)’이라는 뜻으로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들기는 노년층’, 그리고 ‘오팔 보석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신 노년층’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일명 에이지리스(ageless) 소비를 주도하는 집단 중 하나인 오팔 세대는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데요. 대한민국의 통상적인 나이에 대한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태까지 중년기는 생의 과업으로 주어진 자녀 양육과 부모로서 부양을 끝내고 나면 은퇴기로 접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대 수명의 연장으로 중년층이라고 하기엔 이미 중년을 넘어섰고 노인층이라고 하기엔 아직 젊고 재력을 갖춘 ‘신중년층’이 등장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던 ‘부모’의 이름표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5060 세대는 “58년생 개띠”, 즉 베이비붐 세대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습니다.
오팔 세대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를 익히고 그것을 활용하는 데 적극적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는 73세의 나이에 유튜브를 시작하며 제2의 인생을 누리고 있는 대표적인 오팔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오팔 세대는 모바일에 익숙한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의 큰 소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신선 식품 전문 배송업체 M사에 따르면 코로나가 발생한 작년 1월부터 5월까지 5060대 회원은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112%, 1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20~30대에 비해 주문 건수는 비록 적지만 구매력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매출에 주는 영향은 더 크다고 합니다.
특히, HMR 시장에서 오팔 세대의 활약이 큰 데요. HMR(Home Meal Replacement)이란 ‘가정간편식’으로 바로 또는 간단히 섭취할 수 있도록 판매되는 가정식 스타일 완전, 반조리 형태의 제품을 말합니다. 이미 1인 가구에겐 익숙한 HMR 시장에서 가파르게 진입하고 있는 것이 오팔 세대라고 합니다. 한돈 대표 브랜드가 30-50대 주부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HMR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50대 전체 비율 중 55%가 HMR 제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50대의 35%는 더 자주 구매할 것을 밝혔다고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오팔 세대의 소비는 점점 온라인으로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응답자 총 39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 트렌드 픽’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의 30%가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온라인 쇼핑 비중이 35% 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유의미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은퇴 후 지출은 그대로지만 수입이 줄었기 때문에 백화점(13% 감소) 보다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40% 증가)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벌써 오팔 세대의 위력을 눈치챈 기업들은 오팔 세대를 위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자 상거래 C사의 경우, 오팔 세대를 잡기 위해 '실버 스토어'를 운영 중입니다. 활동 보조용품, 위생용품 건강 관리 용풍 등 오팔 세대가 자주 찾는 카테고리를 모아 복잡한 UI나 쇼핑 중 겪는 피로도를 최대한 낮춰 오팔 세대가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새로운 테마숍을 만든 것입니다.
S 페이의 경우 자녀가 부모에게 간편 결제 가입을 위한 추천 코드를 발송하고 가입으로 이어지면 백화점 상품권과 종합 건강 혜택을 받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20~30대를 타깃으로는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고 판단하고 오팔 세대로 초정밀 마케팅을 나선 것입니다. 모바일 앱 활용도에서는 2030 세대보다 떨어지지만 구매력이 높은 만큼 간편 결제 시장에서 오팔 세대는 중요한 다음 타깃이기도 합니다.
오팔 세대로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자산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먼저, 연금은 기본입니다. 국민연금은 추후납부, 임의계속가입, 연기연금 제도 등을 활용하면 수령액을 크게 높일 수 있는데요. 은퇴 전 소득이 있을 때 연금계좌 납입 금액을 최대한 늘리고 수령 시 시점을 65세 이후로 늦춰서 수령액을 늘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한, 노후 자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N사 100세 시대 연구소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낮아진 만큼 목돈을 모으기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의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인컴형 자산, 즉 이자나 배당, 부동산 임대료 등 정기적인 소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각종 채권과 고배당주, 리츠 등이 대표적인 인컴형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컴형 자산은 일반적으로 은행 금리보다 높은 3-5% 수익률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지만 노후 자산을 안전자산으로만 구성하면 자산 증식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채를 줄이는 것입니다. 대출 이하는 매월 고정 비용으로 나가기 때문에 은퇴 후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줍니다. 게다가 은퇴자에게 대출 조건은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은퇴 전에 최대한 기존 채무를 청산하는 것이 빛나는 오팔 세대로 나아가는 지름길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처럼 이제는 나이라는 기준으로 세대를 가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경제 활동을 멈추지 않고 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은퇴 후에도 자신의 삶을 지금처럼 누리고자 한다면 차근차근 준비해야 합니다. 모두 보석처럼 빛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