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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Feb 23. 2022

현대판 금맥을 찾아라

2022년 소비 트렌드 '머니러시'

19세기 미국 서부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10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미국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하게 됩니다. 이런 폭발적인 현상을 ‘골드러시(Gold Rush)’라 불렀는데요. 전에 없던 팬데믹으로 우리 사회가 유례없는 변화를 맞이하며 올해엔 ‘머니러시’란 트렌드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 연구위원은 과거 미국에서 금광이 개발될 때, 사람들이 금을 채굴하겠다고 달려들었는데 요즘은 금을 캐는 것이 아니라 돈을 줍고 있다고 말하며 세대를 불문하고 사람들이 돈을 줍는 형태의 현상을 현대판 골드러시 즉, ‘머니러시’라 정의했습니다. 머니러시는 자본주의 논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기성세대보다 더 일찍 자본주의 논리를 생활화한 세대를 일컫는 ‘자본주의 키즈’의 흐름을 잇는 키워드로써, 자본에 편견이 없는 자본주의 키즈가 주로 ‘플렉스’라 불리는 과시성 소비에 관심을 두었다면 머니러시 현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주로 ‘파이프라인’이라 불리는 수입원 다변화,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차이가 있죠.


'파이프라인'이란 기존의 고정소득 이외의 지속적인 잉여소득, 부수입을 뜻하는데요. 
동소득보다 자본소득 증가율이 훨씬 높아진 시대에서 생활을 담당하는 월급 외에 부가적인 수입이 필요해진 것이 머니러시를 촉발시킨 것이죠. 오늘은 이러한 머니러시가 사회적 현상으로 대두된 이유와 이와 관련된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MZ세대의 불안이 불러온 '머니러시'


머니러시 현상이 사회적 현상으로 대두된 까닭으로 전문가들은 ‘불안감’을 지목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100세 시대, 역시 준비되지 않았던 팬데믹을 겪으며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준비 강박증’이 생겼다는 것인데요.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돈을 버는 데 더욱 집중한다는 것이죠. MZ세대들을 주축으로 형성된 직장관의 변화와 자영업 여건의 악화는 이러한 불안을 극대화했다고 합니다.


또한 일명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FOMO 증후군’은 다른 사람보다 뒤처질까 봐 두려워하는 심리 증후군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다양한 소비를 보면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심리가 강박으로 이어지고 있는 증상을 말합니다. SNS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인플루언서를 자신의 준거집단으로 착각하게 되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시적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과시적 소비와 코로나로 인해 억눌렀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며 발생한 ‘보복 소비’ 현상이 머니러시를 촉발시킨 여러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기조가 형성된 가운데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로 플랫폼 경제가 활성화되었고 디지털 플랫폼은 노동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며 플랫폼 노동자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편리하게 디자인된 앱으로 잉여시간과 재능을 투자하여 머니 파이프라인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죠.




투자와 투잡으로 준비하는 '머니러시'


머니러시는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파이프라인' 확보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N잡러’와 레버리지(부채)를 적극 이용해서 수입을 극대화하는 ‘투자’로 양분됩니다. 투자와 투잡이 광풍 수준인 오늘날 수입의 포트폴리오는 다양해졌고 돈 버는 법에 정석이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2022년의 머니러시는 경제생활에 대한 개념이 ‘잘 버는 것’에서 ‘잘 투자’하고 ‘잘 레버리지’하는 것으로 초점이 옮겨간 것입니다. 머니러시의 핵심은 결국 투자와 투잡입니다. 투자를 넘어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고, 투잡을 넘어 N잡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죠. 주식, 부동산, 코인, 투자 등 투자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투자에 대한 인식이 대중적으로 변화하면서 현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활발하게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투자보다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N잡’의 경우엔 유튜브와 틱톡과 같은 콘텐츠 생산을 하며 부수입을 얻고 있는 일이 대표적인데요. 그 외에도 온라인 플랫폼이나 오픈 마켓을 통해 물건을 팔거나 음원을 제작하거나 독립출판을 통해 저작권료를 받는 등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여 여러 플랫폼에서 부수입을 얻는 구조입니다.




머니러시를 적극 이용하자


머니러시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자 기업들도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는데요. 한 편의점에서는 일명 ‘주식 도시락’을 한정 판매하며 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 도시락에는 현대차동차 등 9개의 주식 중 1주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랜덤으로 들어있었는데요. 쿠폰의 QR코드를 통해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는 주식 도시락은 준비된 수량을 무려 3일 만에 완파했을 만큼 인기가 엄청났습니다.


최근에는 주식 도시락에 이어 음악 저작권이 담긴 도시락이 출시되었는데요. 무작위로 들어있는 음악 저작권 쿠폰에 당첨되면 MZ세대 취향에 맞는 1990~2000년대 인기 가요의 저작권료를 매월 받을 수 있었던 이벤트였는데 거래를 통해 수익 창출이 가능해지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한, F 식품회사가 업계 최초로 H 보험사와 함께 밀키트와 재테크를 동시에 해결하는 ‘간편식 구독 보험’ 상품을 제공하기도 했는데요. 일상 혜택형 구독 보험으로 가입한 고객은 F사 밀키트 상품을 최대 47% 할인하여 살 수 있는 베네핏을 제공하여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처럼 식품과 금융의 콜라보레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MZ세대에게 소구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실제 주식 도시락의 경우도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목 중 하나였던 것처럼 MZ세대와 밀접한 식품에 금융 아이템을 콜라보레이션 하는 일은 점점 늘고 있죠. 업계 관계자는 ‘식품, 유통, 이커머스 등 소비자 접점이 많은 업종에서 금융, 보험과 협업이 늘고 있다면서 MZ세대들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돈이 흘러들어 오도록 수익 파이프라인 구축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격동의 2021년이 지나가고 2022년이 밝아왔습니다. 2022년의 새로운 트렌드 키워드로 ‘머니러시’가 떠올랐는데요. 장기화되는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며 ‘커리어의 확장’을 노리거나, 확실한 고용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각자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의 19세기 ‘골드러시’에서 금을 캐러 몰려든 사람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은 따로 있었는데요. 금을 캐는 채광 도구를 독점하여 팔았던 새뮤얼 브래넌(Samual Brannon), 금광 안으로 광부들을 실어 나르는 철도를 놓은 릴랜드 스탠포드(Leland Stanford), 그리고 금을 캐러 광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닳지 않는 질긴 청바지를 팔았던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는 곡괭이를 단 한 번도 들지 않고도 손에 흙먼지를 묻힌 이들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게 되었죠. 이제 우리는 머니러시 시대에서 직접 금광에 들어갈지, 아니면 멀리서 금광에 들어가는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돈을 벌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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