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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Apr 15. 2022

UAM, 지상에서 하늘로 향하다

이동성 확장의 또 다른 이름, 도심 항공 모빌리티

이동의 가치는 무한하며 끊임없이 그 영역은 나날이 확장되고 있다. 약 5천여 년 전, 고대 4대 문명 중 하나인 이집트 문명보다도 앞서 문명을 이룩한 수메르인은 인류 최초로 바퀴를 발명하였으며, 이를 통해 인류는 이동의 가치를 새로이 접하게 되었고 이후 이동의 발전은 인류 문명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여 왔다. 어디든 편안하게 이동을 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은 지상에서의 이동과 더불어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하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상상한 새처럼 자유로이 날고자 하는 욕망을 담은 글라이더 ‘오니솝터’에서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기인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호’에 이르기까지 제약 없는 궁극의 편안한 이동을 하고자 했던 생각이 이제 지상을 넘어 하늘길을 여는 이동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1. UAM 항공 모빌리티

©현대케피코 KEFICO


미래 모빌리티를 논함에 있어 이제는 익숙하게 들리는 자율주행, 공유 모빌리티와 함께 최근 중요한 키워드로 대두되고 있는 도심 항공 이동 수단 UAM (Urban Air Mobility)은 문자 그대로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로 미국 나사(NASA)에서 최초로 제시한 개념이다. UAM의 제일 첫 단어인 Urban 단어로 알 수 있다시피, ‘대도심’을 중심으로 하는 이동 수단이며 이는 모든 모빌리티가 그러하듯 ‘독자적인’ 생존보다는 기존의 대도심 대중교통 기반과 함께 상호 보완적인 개념으로 제안될 때 미래 모빌리티로의 가치와 확장성이 제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설적이게도 서울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의 쟁점 중 하나인 도시 집중화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근미래에는 도심 집중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에 따라 하늘로 이동하는 모빌리티인 UAM이 새로운 해결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의하면 세계 UAM 시장은 2020년 70억 달러(약 7조 8,000억 원)에서 2040년 1조 4,740억 달러(약 1,640조 6,400억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K사 경제연구원도 글로벌 UAM 이용 승객이 2030년 1,200만 명에서 2050년 4억 4,5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심에서 운영을 목표로 하는 만큼 기존의 항공기, 헬리콥터 등이 내포하고 있는 소음과 이착륙을 위한 방대한 공간 등의 문제는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 수직이착륙 기체를 중심으로 사용하여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모빌리티 구성의 핵심 요소인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UAM 이용을 위한 대기, 탑승 등을 담당하는 시스템 인프라인 버티포트(Vertiport)를 도심 중심에 건설하고, 기존의 대중교통 및 공유 모빌리티와 연계되는 확장된 개념의 Maas(Mobility as a Service)를 통해 미래 대도심 교통 생태계는 혁신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2. UAM이 주목받는 이유



UAM이 주목받는 여러 가지 이유 중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무엇보다도 지상의 교통체증을 피해 하늘의 항로를 이용함에 따라 예상할 수 있는 이동 시간의 혁신적인 단축에 있다. 이는 도시와 도시 간의 물리적 경계를 허물고 이동 소요 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및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파격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을 비롯한 전 세계 메가시티들이 겪고 있는 3대 난제 중 하나인 교통체증으로 인한 이동 효율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상용화될 경우 서울에서만 이동 효율성 개선에 필요한 연간 429억 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운임적인 측면에서도 도심의 하늘길을 통해 이동하는 기존의 헬리콥터 운임과 비교하여 40~60% 저렴하게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인천공항까지 UAM으로 이동할 경우, 약 60km 거리를 110달러 (약 14만 원)에 이동하는 셈이며 이는 동일 거리를 택시로 이동할 때의 비용 (약 6만 원)의 2배가 조금 넘으나, 소요 시간은 택시(1시간)의 1/6 수준인 10분이다. UAM 시장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안정기에 접어들면 기체의 가격 하락과 운용 비용의 감소에 따라 경제적 장점과 함께 기존의 지상 교통의 혼잡도 및 매연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 절감 등의 부수적인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3. K-UAM


©현대케피코 KEFICO


우리나라는 2025년까지 UAM 상용화를 목표로 2020년 6월 ‘한국형 도심 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하고 관련 법령 정비 및 실증 등을 준비 중이다. 2025년 상용서비스 도입을 위해 2024년까지 비행 실증을 거쳐 2030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한 단계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김포공항~ 서울 강남 노선 도입의 검토 및 UAM 이·착륙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 강남, 광화문 등 회사 및 정부 기관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용 노선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K-UAM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산 UAM 기체 개발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UAM 기체의 국산화 없이 외산 업체에만 의존한다면 향후 날로 치열해지는 UAM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관련 분야의 국가 경쟁력 저하까지 야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K-UAM의 상용화 홍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닌, 원천 기술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UAM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현대자동차 그룹이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2020년 미국 CES에서 UAM S-A1을 비롯하여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와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을 선보이며, 지상에서 하늘길까지 연결된 사용자의 이동 경험 확장을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 교통 생태계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현대차는 하늘과 지상을 연결하면서 이동 수단 간의 원활한 연결과 이를 통한 이동 경험의 확장을 제공하는 심리스(Seamless) 모빌리티 개념을 선보였으며, 이러한 이동의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을 이끌 UAM 개발을 위한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로드맵 설정, 항공 기체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 및 배터리, 모터, 소재, 자율주행 등 자동차 분야의 기술과 융합하여 UAM 개발, 제조, 판매 및 운영 등을 아우르는 사업 전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4. UAM을 통한 미래


©현대자동차


공상과학 영화의 매력은 상상한 것이 현실처럼 영상화되어 눈앞에 펼쳐진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영화 속에서 미래의 이동 수단을 묘사할 때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것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이다. 시간 여행을 주제로 한 공상과학영화의 대표작인 ‘백 투 더퓨처’ 3부작 중 미래를 이야기하는 2부에서는 등장하는 차는 이른바 ‘나는 자동차’이다. 일단 미래라면, 지금처럼 바퀴 달린 이동 수단으로 지상을 이동하는 것이 아닌 ‘나는 것=미래’라는 공식이 당연한 것처럼 귀결되는 느낌이다.


영화 속 배경인 2015년이 훌쩍 지난 2022년 현재, 우리는 영화 속에서만 보았던 미래라는 단어를 생각해 볼 때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레 연상하게 되는 ‘날아다니는 차’에 대한 이미지를 UAM을 통해 꿈이 아닌 현실로 맞이하려 하고 있다. 출퇴근 교통체증, 이동 거리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인한 도시와 도시 간의 보이지 않는 경계 또한 과거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기존의 도심 모빌리티 기반과 연계된 새로운 대도심 교통 생태계로 재편되면, ‘사용자 이동 경험 영역 확장’을 주요 가치로 하는 메타 모빌리티의 개념 또한 UAM을 통해 가장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전달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이동의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다양한 직면 과제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한 사용자의 심리적 위화감을 비롯하여 기체 개발 고도화, 규제, 안전, 운영 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진지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과거 이동 수단의 절대 가치인 ‘목적지까지의 안전한 이동’에서 ‘사용자의 이동 경험 영역 확장’을 논하는 이른바 이동의 가치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는 모빌리티로의 진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UAM의 무한한 잠재가치와 더불어 직면한 문제점에 대한 현실적이고 균형적인 고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가 막연히 꿈꿔왔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위화감과 부담감을 주는 생소한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서 자연스레 접하게 되는 모빌리티 솔루션이자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이러한 자연스러움과 일상으로의 스며듦이야말로 궁극의 사용자 중심 모빌리티의 모습이자 우리가 꿈꾸는 미래 교통 생태계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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