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빅스텝에 따른 상황별 부동산 전략
최근 가장 많이 듣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금리 인상'입니다. 예전에도 금리 인상 시기는 여러 번 있었으나 유독 올해 더 많이 접하게 되는 이유는 최근 유례없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역대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 인상)을 밟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렇게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는 걸까요?
1) 인플레이션 (=물가 상승)
금리가 인상되는 이유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의 핵심은 바로 치솟는 물가를 잡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시대를 살았습니다. 이로 인해 경제가 너무 힘들어졌고 특히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했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경제가 회복될 기미가 없자,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중에 많은 돈을 유통해야 했고, 때문에 금리 인하를 계속하여 역대 최저금리(0.5%)까지 낮추었습니다. 여기에 각종 지원금으로 국민들에게 직접 돈을 지급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몇 년간 지속되자 다행히 경기는 더 가라앉지 않았으나 많은 돈이 시중에 풀려 그 부작용으로 돈의 가치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돈이 흔해지니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렇게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물건의 값은 비싸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입니다.
사실 정부가 이런 날이 올 것을 모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초저금리 정책을 단행했었던 것이죠. 현재 강력한 금리 인상의 정책을 시행하는 단 하나의 이유를 꼽자면 단연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6월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무려 6%대입니다. 또한 3%대 물가 상승률이 5%가 될 때까지 7개월이 걸렸으나, 5%에서 6%까지는 겨우 1달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물가 상승의 속도가 가속화된 것이죠.
소비자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9.9% 상승했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 물가는 6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입니다. 금리 인상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금리 인상의 목적이 물가 상승 억제이므로 물가가 안정화되면 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않게 됩니다. 높은 금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실물경제 활성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2) 연말까지 2~3차례 금리 인상 예정
인플레이션이 언제 잡힐지가 관건입니다. 한국은행은 최근 연말까지 금리를 2~3차례 더 인상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빅스텝은 밟지 않기로 했으나 통상적인 0.25%p 인상이라고 가정할 때 현재의 2.25%에서 연말에는 2.75% 혹은 3.0%의 기준금리가 예상됩니다. 즉, 올해 말까지는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금리는 지속적으로 인상된다는 뜻입니다.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부동산 시장은 악영향을 받게 됩니다.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월 상환액이 높아지므로 대출받은 분들은 부담이 커지죠. 또한 이자 부담이 늘었으니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게 되어 소비가 위축됨으로 경제 전반으로도 좋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금리가 가파르게 인상한 상황이고 추가로 더 인상한다고 하니 현시점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동산 구입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은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을 예로 들면, 과거 큰 금리 인상기가 4차례 정도 있었는데 그중 3차례 정도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점, 전세라는 제도로 인해 투자자들이 대출을 많이 받지 않아 금리와 큰 연관이 없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올랐음에도 부동산이 오른 것은 금리와 연관이 없다기보다는 금리의 하락 요인보다 더 큰 상승 요인이 있었고, 이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봐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에는 전세를 안고 구입한 투자자 외에도 대출을 활용한 실거주자 및 투자자도 적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수요자들이 당장 집을 구매하지 않고 기다리는 대기현상으로 인해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 공급보다 수요가 더 적어지면 부동산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지금 시점은 급격한 수요의 감소가 동반되고 있는 상황이라 부동산 시장의 가격 하락이 나타날 우려가 있습니다. 물론 정부 정책, 공급 현황, 각종 호재 등으로 지역마다 다른 양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금리는 전국적으로 하방 압력을 주는 요소이고,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은 완화 위주라서 상승 요소입니다.
공급의 경우 대구, 세종 등의 지역은 물량이 많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서울 등은 대표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어서 일부 보합을 유지하거나 상대적으로 하락이 큰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침체 분위기가 길어진다면 지금보다 하락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하자면,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국이 하락 요인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공급이 부족하거나 혹은 정책 완화의 수혜를 입는 지역 및 호재가 있는 지역은 상승 요인이 있죠. 때문에 지역별로 크게 하락하는 지역, 조금 하락하는 지역, 보합을 유지하는 지역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요? 먼저, 하반기까지는 수요가 크게 움직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컨대 내년 상반기까지도 금리는 인하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변수가 워낙 많아서 올 하반기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잘 살펴야겠습니다.
또한 다수의 경제학자는 금리 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클 때가 금리 인상이 되고 6개월~12개월 혹은 12개월~15개월 정도 후라고 언급하기도 하는데요. 이를 본다면 내년 하반기까지도 경기 침체가 계속될 수 있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자면 수년간의 장기 침체가 올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면 빠르게 금리를 다시 내릴 것이라는 전문가도 있는 등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다주택자 중 상당수는 부동산 상승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주택을 여러 채 구입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믿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어려운 시기는 항상 있었으나 결국엔 장기 우상향하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이 많죠. 보유세에 대한 완화가 된다면 분위기상 추가 구입은 안 하더라도 가지고 있는 매물을 매도하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만약 매도하더라도 좋은 지역은 꽉 쥐고 있을 겁니다.
1주택자
1주택자는 실거주자가 많기 때문에 갈아타기 수요가 아닌 이상 역시 매물을 내놓기가 어렵습니다. 또, 매도하기도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집을 저렴하게 매도하고 그 밖에 가진 자금이 있어 합쳐서 상급지로 이동이 된다면 갈아타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보통 부동산 상승기에는 좋은 지역의 가격 상승이 더 커서 갈아타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때에 갈아타기가 부담이 더 적을 수 있죠.
무주택자
무주택자는 지역에 따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핵심지역의 매물은 금융위기급의 국가 전체의 경제가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면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한 매물을 보유한 사람들이 소득도 높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 많다 보니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매도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비핵심 지역은 통상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분들이 많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는 금리 인상의 여파를 더 크게 받게 됨을 의미하죠. 또한 누구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고정비가 들어갑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올랐을 때 소득이 낮은 분들이 먼저 위기에 봉착합니다.
결국 이런 지역은 금리 인상의 부담으로 어쩔 수 없이 매도하게 되는 물량이 많아지게 되면서 가격이 먼저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무주택자들은 내가 구입하려는 지역이 핵심지역이라면 적절한 매물이 나왔을 때 매수하는 것을 고려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 등 현금흐름을 잘 따져서 신중히 고민 후 최종 매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죠. 반면 비핵심 지역을 실거주로 구입할 경우에는 조금 시간을 두고 보셔도 됩니다. 사실상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 반전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금리 인상의 이유와 전망, 부동산 시장의 영향 및 대처법 등을 알아봤습니다. 사실 미래를 예측하여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입니다. 예상대로 되었다고 해도 우연일 뿐이며 운이 좋은 것이죠. 그러니 전문가나 언론의 얘기에 너무 맹목적인 믿음을 갖지 마시고, 내가 처한 상황과 계획에 맞춰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정적이고 심리적으로 공포스러운 얘기가 많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시면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입니다. 지금의 위기를 모두 잘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