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에 나선 사회초년생을 만날 때마다 2가지를 강조합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종잣돈’입니다.
좀 뜬금없는 얘기 같습니다만,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재테크에서 중요한 덕목입니다. 필자가 만난 슈퍼리치 가운데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은 꿈을 꾸게 만들고 자신의 행동과 마음가짐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행동을 바꾸는 게 긍정의 힘입니다.
필자가 직접 해본 실험 얘기 하나 전해드리죠.
몇 해 전 유리병 2개를 준비해 병 하나에는 '감사합니다'를, 다른 병에는 '짜증나'를 썼죠.
그리고 뜨거운 밥을 병에 반 정도 담았습니다. 병뚜껑을 단단히 막아 서재 책꽂이에 두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병에다 대고 글씨가 쓰여 있는 대로 한마디씩 해줬습니다.
한 달 정도 실험해보니, '감사합니다'는 써 붙인 병은 글씨를 써 붙인 뒤쪽에 곰팡이가 약간 피긴 했지만 대체로 밥이 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짜증나'를 써 붙인 병은 까맣게 곰팡이가 피고 밥이 부패해서 보기가 흉했죠.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입니다.
경제상황은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주식시장도 그렇지요.
그런데 비관론에 서면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찾지 않게 됩니다. 곧 떨어질 테니 넣어둔 자금을 언제 빼야 할 지 고민해야 하고, 아직 넣지 않았다면 좋은 시절이 오는 때를 기다리기만 합니다.
위험관리는 될지 몰라도 적극적으로 부를 창출하기는 어렵죠.
낙관론에 서면 보다 아무래도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물색하려는 태도를 갖게 돼 투자에 적극적으로 임합니다. 물론 낙관론에 서더라도 '눈 뜬 낙관론'에 서야합니다.
상상만으로 미래를 그리는 게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으로 미래를 밝게 보되 분석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겁니다.
사실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을 아울러 긍정적인 사고방식만큼 중요한 것도 없겠죠?
이제 종잣돈 얘기를 해봅시다.
필자가 증권을 담당할 때 "오를 종목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정성껏 종목을 찾고 분석해 괜찮은 종목을 골라줬습니다.
이후 한참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 질문을 한 지인에게 "이제 수익실현하고 팔아도 되겠다"고 다시 조언합니다. 그러면 열에 일곱은 "그 때 돈이 없어서 안 샀다"고 답합니다.
이렇게 허무할 때가 없지요. 모아둔 돈도 없으면서 오를 종목을 왜 묻는건지...
그런데 재테크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투자할 돈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정말 많습니다.
재테크를 하려면 종잣돈이 필요합니다.
아주 당연한 이치인데 이를 실천하지 않는 이들이 많지요. 종잣돈을 모을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위험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시 말해 적금처럼 확실한 금리를 주는 상품이 가장 좋습니다.
최근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하면 적금을 더 준다는 식으로 재미를 더한 적금이 많이 나와 종잣돈 마련이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겁니다.
제 20년 경제기자 경험상, 종잣돈을 모으는 가장 괜찮은 방법 중 하나는 '풍차 돌리기'였습니다.
풍차 돌리기란 정해진 기간 매월 새로운 적금에 가입해 적금통장을 쌓아가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볼게요. 1년 만기, 10만원 단위로 돈을 모은다고 칩니다. 1월에 A적금에 10만원을 예치하고, 2월에 A적금에 10만원을 추가 예치하고, B적금을 새로 가입해 10만원을 예치합니다. 3월에 A적금 10만원, B적금 10만원을 추가 예치하고 C적금을 새롭게 가입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1년을 이어나가면 A부터 L까지 12개 적금을 들게 됩니다.
투자금은 1월 10만원, 2월 20만원, 3월 30만원, 이런 식으로 12월에는 120만원을 예치하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저축해야 할 돈이 늘어나지요.
12월로 갈수록 납입 액수가 늘어나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만, '목돈'의 기쁨을 생각하면 버틸 힘이 생깁니다. 다음해 1월부터 12월까지는 A~L적금 만기가 차례로 돌아오며 매달 예치한 돈 120만원과 이자수익을 손에 쥐게 되는 겁니다.
만기가 돌아온 적금을 다시 적금 상품에 예치한다면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답니다.
목돈을 만들고 절약·저축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식이지요. 이때는 이자나 투자수익을 생각하기 보다는 돈을 모으는데 집중하는 게 중요합니다.
풍차 돌리기 금액은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추면 됩니다. 예를 들어 1월 20만원으로 시작해 12월 240만원까지 20만원 단위로 늘려갈 수 있을 겁니다. 개인 사정에 따라 그 이상으로도, 그 이하로도 가능합니다.
저금리 시대, 은행적금만으로 재테크를 하는 게 괜찮을까요? 물론 괜찮지 않습니다.
제로금리 시대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가 필요하죠. 적금뿐만 아니라 주식, 펀드도 해야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야 노후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잣돈을 마련할 때만큼은 안전하게 차곡차곡 모으는 게 중요합니다. 그 후 다양한 재테크 방법을 고민하면 됩니다.
잊지 마세요. 종잣돈은 재테크의 출발점이자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