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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주택 공급 정책, 속도 높일 수 있을까?

by 현대캐피탈

최근 금리가 급등하는 가운데 주택 거래량 역시 급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격 하락의 속도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죠. 가격 하락의 이유는 수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 분위기에서 집을 구입하려는 유효수요는 극히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요가 부족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주택 공급 부족이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최근 이와 같은 의구심 가득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시가 여러 가지 명칭의 정비사업을 통해 빠르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요?

아니면 장기 침체 우려가 있으니 속도 조절을 해야 할까요? 더불어 서울시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서울시의 주택 공급, 속도 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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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 수요가 급감하여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주택 공급을 하게 되면 더욱 장기 침체로 빠질 우려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도 생기고 있죠. 결론부터 밝히자면 서울에서의 주택 공급은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서울의 무주택자 가구 비율은 51.6%(2020년 기준)나 됩니다. 여전히 절반 이상의 가구가 소유 주택이 없습니다. 수치로 보면 약 205만 가구입니다. 정부의 공급계획을 보면 향후 5년간 서울에 50만 호를 공급할 예정이고 이는 매년 1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계획대로 원활히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무주택가구의 1/4 수준(약 50만 호)에 불과합니다. 이는 서울시가 열심히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다른 이유는 현재 수요자들이 집을 매수하지 않겠다는 것이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흡수되면서 주택시장도 침체되어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었습니다. 당장 매수하진 않지만 어디선가 거주는 해야 하기 때문에 매매가 아니라면 전세 혹은 월세를 택하죠. 금리 인상은 전세자금 대출에도 영향을 미쳐 전세를 구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게 되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월세를 선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월세 거래량은 전세 거래량보다 더 많아졌고, 월세의 거래 비중 추이는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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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월세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가격 상승 역시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은 높아진 금리 때문이고, 다르게 해석해보면 금리가 안정되면 월세보다 전세를 다시 선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안정되면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것이 월세를 내는 것보다 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다시 전세를 선호하는 시점에 주택 공급이 부족하면 전세 공급 역시 부족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전세가격 역시 크게 상승하게 되고, 전세가격이 오르면 이는 매매가격을 자극하여 매매가격이 재상승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기 전에 주택이 부족한 지역에 공급을 안정적으로 한다면 전세가격의 상승을 일정 부분 억제할 수 있고, 이는 부동산시장 전체의 안정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그런데 주택 공급은 일반적인 재화처럼 공장에서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인허가를 거쳐 착공 후 완공해서 실제로 사람들이 입주하려면 최소한 4~5년의 시간이 소요되죠. 그렇기 때문에 수요가 다시 매수세로 돌아서는 것을 확인하고 주택 공급을 시작하려 하면 늦습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시기에도 안정적인 주택 공급은 필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2. 재개발과 재건축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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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은 토지 위에 건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집을 지을 때 토지는 필수적이죠. 지방에서는 이런 토지가 넘쳐나지만, 수요가 부족하기에 토지 중 일부에만 선별적으로 집을 짓습니다. 반면 서울은 수요가 넘치지만, 토지가 부족합니다. 사실상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는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도시 외곽에 있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무작정 풀 수는 없습니다.


결국 서울에서의 공급 방식은 기존의 낡은 주택을 허물고 새로운 주택을 짓는 것으로 한정됩니다.

이와 같은 개발방식을 재개발 혹은 재건축이라고 합니다. 재개발은 주변의 기반 시설이 열악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개발방식입니다. 반면 재건축은 주변의 기반 시설이 양호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개발입니다. 재개발은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개발하면서 공원, 학교, 도로 등을 신설합니다.


하지만 재건축은 보통 기반 시설은 놔둔 채 낡은 주택 혹은 아파트만 철거 후 새 아파트로 변모하죠. 법률적으로 재개발은 주변 인프라도 함께 개발되니 공공적 성격을 지닌다고 보는 반면, 재건축은 조합원들의 아파트만 좋아지니 사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에만 적용되고,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의 조항들도 재개발보다 재건축에 더 강하게 제재하죠.


그런데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완화하는 개정안이 발표됐고(22.9.29, 국토부), 분양가상한제 및 안전진단 완화 등에 대한 얘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러한 정책들이 재개발, 재건축을 위축시키기 때문입니다. 공급을 꾸준히 늘린다고 하면서 이런 정책을 풀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죠.


정부의 정책이 공급 확대 기조이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 재개발, 재건축에 의한 주택 공급은 빨라질 것이라 기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1기 신도시 역시 재건축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 들어갔습니다. 규제 완화, 마스터플랜 용역 발주 등의 행보는 모두 서울 및 수도권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이 포함됩니다.




3. 서울시의 다양한 정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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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주택 공급을 위한 여러 가지 정비사업을 발표했습니다.


1) 역세권 활성화사업

서울시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역세권을 고밀·복합개발해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해 상대적으로 저개발 되거나 침체된 지역을 활성화하여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는 사업입니다. '역세권 개발사업'은 말 그대로 역 주변을 우선 개발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역세권 수요가 비역세권 수요보다 많으니 더 많은 주택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에는 더 많은 용적률을 적용해주고 상향되는 용적률의 절반은 공공시설로 제공합니다.


조합원들은 상향되는 용적률의 절반만큼 사업성이 증대되니 좋고, 정부에서도 일정 부분 공공주택 및 생활 서비스시설을 확보할 수 있으니 양쪽이 모두 만족하는 사업인 것이죠. 가장 최근에는 지난 7월 19일에 '22년 2차 대상지를 선정'하였고, 19년 9월부터 총 22개 역세권에 활성화사업 대상지를 선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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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속통합기획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 서울시가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이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공공지원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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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정의와 이미지에서 보듯 서울시의 도움으로 정비사업을 촉진하는 방식입니다. 재개발, 재건축의 경우 조합원들끼리의 불협화음과 전문성 부족으로 계획된 일정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점을 해소하며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계획입니다.


작년 말 여의도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시범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 단지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해왔고, 얼마 전 설명회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여의도는 압구정동과 더불어 재건축 사업이 늦어지는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시범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빠르게 추진된다면 주변 아파트도 동일한 정비사업 추진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모아타운

모아타운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의 새로운 정비모델로서, 블록 단위로 모아 단지화를 이루는 것으로 아파트 단지처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편의시설이 함께 조성됩니다. 모아주택(블록별 소규모 개발)을 한데 묶어 단지화 시키는 방식인데요. 비록 통합된 하나의 단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효과를 내는 사업 형태가 됩니다.


소규모 개발로 나홀로 아파트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주택들을 '모아'서 '타운'을 만드는 방식이죠. 이렇게 단지화하면 똑같은 과정을 거쳐서 새 아파트로 변모되더라도 그 가치와 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이는 곧 사업성이 개선된다는 의미로서 더 많은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것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4) 모아주택(자율주택, 가로주택, 소규모재건축, 소규모재개발)

모아주택은 모아타운 내에서 주택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단위로 양질의 주택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정비사업입니다. 소규모 정비사업이지만 개발방식이 다양합니다. 그중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소규모재건축 사업의 비중이 큰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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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주택의 규모는 작지만,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큰 규모의 사업일수록 완성된 후의 가치는 높아지지만 많은 조합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개발이 지지부진하거나 혹은 무산되는 경우도 무척 많은데 모아주택은 그런 단점을 없앤 것이죠.


서울시는 빠른 공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소규모개발에 대한 조례 완화, 행정절차 간소화 등과 함께 인허가를 적극적으로 해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지역이 모아주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낡은 주택이 신축 아파트로 변모하면서 삶의 질도 높아지고 인프라도 개선되면서 서울의 도시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서울에 주택 공급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재개발과 재건축 및 그 밖의 다양한 주택 공급 정비사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여전히 부동산 공급 부족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신속하고 올바른 정책으로 수도권의 주택 부족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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