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Startup)이란 사전적인 정의로 ‘개인이 설립한 가능한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회사’를 뜻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가능한 방식’과 ‘확장’입니다.
기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그 비즈니스 모델은 빠르게 회사의 규모를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그러므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스타트업은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1) 3F
스타트업은 무자본 창업이므로 초기 자금을 확보해야 하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도움을 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를 두고 ‘3F’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때 ‘3F’란 친구(Friends), 가족(Family), 바보(Fools)를 뜻하죠.
즉, 지인 위주로 종잣돈 투자를 유치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성장에 대한 가능성보다는 개인에 대한 믿음, 의리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조금 부정적인 표현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자본 창업인 스타트업의 실제 현실을 반영한 신조어라 할 수 있습니다.
2) 엔젤투자,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이 자금을 얻는 일반적인 방법은 엔젤투자 유치나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참여입니다.
엔젤투자 : 창업기업, 즉 스타트업에 투자 후 기업이 성장한 후에 이익을 회수하는 투자 방식
엑셀러레이터 : 스타트업에 초기 자금, 멘토링을 제공하는 단체
여기엔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합니다. 엔젤투자자는 매달 수 십 건의 스타트업 팀을 마주합니다. 매년 수 백 건의 미팅을 치르죠. 한 팀을 열 번 이상 만나기도 합니다.
엑셀러레이터도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열 배 수가 넘는 지원자 중 괜찮은 팀을 골라내기 위해 지원서를 보고 또 봅니다.
투자자가 투자를 거듭할 때마다 선구안이 좋아지듯, 창업자도 투자 유치를 위한 미팅을 치를 때마다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습니다. 그러므로 스타트업 투자를 유치할 때 수 번의 거절에 기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성과가 전무한 현실에서 아이디어만으로 투자를 하기 위해선 스타트업 창업자에 대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또 한편으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바보로 비칠지도 모르는 과감한 결정이기도 하죠,
스타트업 입장에선 투자 유치는 엄청난 성과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시작’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합니다. 그러므로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알아야 하는 기본 바탕이 바로 투자라 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해 잘못 생각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투자금은 많을수록 좋다?
그렇지 않습니다. 투자는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죠. 투자 유치란 미래의 성과를 미리 파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선 얼마가 필요하지?”라는 질문을 스타트업 스스로에게 던져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잠재력을 믿는 스타트업은 오히려 더 적게 투자받길 원합니다. 미래의 성과가 클 것이기에 현재의 투자 유치 규모를 늘려 주식을 투자자에게 건네는 게 손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또, 필요 이상의 자금은 오히려 ‘죽은 돈’이 될 것이란 판단도 있죠.
스타트업은 프리-시드(pre-Seed), 시드(Seed), 시리즈 A, 시리즈 B 등 연쇄적인 단계의 투자 유치*를 받습니다. 각 단계마다 가치를 높이며, 주요하지 않은 주주의 지분을 희석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돈을 모아갑니다. 그리고 사업 모델 검증, 수익성 확보, 사업 외연 확장 등 다른 목표를 각 단계마다 달성해 나갑니다.
*연쇄적인 단계 투자
스타트업은 여러 차례, 단계적으로 투자를 받으며 성장합니다. 이를 두고 프리, 시드, 시리즈 A, B, C, D 등과 같이 표현하죠.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각 단계별로 기업가치가 오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힌 숙박 예약 스타트업 기업은 올해 시리즈 D 라운드를 마무리했습니다. 무려 1억 8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죠.
2) 유명 투자자에게 투자받는 것이 가장 좋다?
절반은 맞는 이야기 입니다. 유명한 개인 투자자나 엑셀러레이터, 그리고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것은 스타트업에게 좋은 무기입니다. 아직 정량적인 성과 수치가 없는 상황에서 인정받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절반이 맞다라고 표현한 까닭은 ‘투자의 조건’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투자란 일종의 계약입니다. 조건이 모두 다르죠. 스타트업의 가치를 얼마로 책정했는지, 추가 발행될 주식의 종류는 무엇인지, 투자 외 지원받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지 검토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검증하기 어려운 투자자로부터 돈을 받는 건 피하세요. 가끔 창업자의 불안한 마음을 악용해 터무니없는 조건을 제시하는 사례를 봅니다. 가령 메자닌 증권*을 요구하며 높은 이자율 보장을 제시한다던가 최대 주주의 지분을 넘어서는 양의 주식을 달라는 제안도 종종 있습니다.
*메자닌 증권
메자닌 증권이란 주식과 채권의 특징이 섞인 증권입니다. 주식처럼 의결권의 성격도, 채권처럼 부채상환 요구권 혹은 이자 수취권의 성격도 지니지요. 상황에 따라 그 성격은 바뀝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회사의 사정이 어려울 경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메자닌 증권에는 이런저런 장치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것이죠.
3) 대외 활동은 많을수록 좋다?
딱히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스타트업 경진대회가 있습니다. 정부, 기업 등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손에 꼽아 상을 줍니다. 매년 수 개의 경진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한 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스타트업은 시장에서 꽤나 알려졌죠. 하지만 이 팀은 결국 진행하던 사업을 접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지나치게 많은 대외활동은 스타트업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수 명으로 구성된 작은 팀에서 한두 명만 빠져도 스타트업의 업무가 흔들립니다. 특히 창업자이자 대표의 대외활동 때문에 내부 결속이 흔들리고, 사업 추진 속도가 더디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물론 스타트업은 희망을 먹고 삽니다. 창업자뿐 아니라 소속원도 “잘 될 거야”라는 자기 최면을 겁니다. 그리고 입상은 이런 동기부여에 가장 적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죠.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많이 참여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스타트업의 성장은 치열한 생존 경쟁 뒤에 옵니다. 투자 유치 단계마다 기업의 가치가 성장하기도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꼭 팀의 역량이 부족해서는 아닙니다. 규제와 트렌드의 변화, 업 내 신규 진입자 등은 스타트업이 어찌할 수 없는 외부 변수입니다.
100억 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아 투자 유치를 받았는데, 다음 단계에선 50억 원 밸류로도 투자자를 찾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이때 집중할 건 창업의 본질입니다. “왜 창업했느냐?”라는 거죠.
성장이 멈추고 생존이 당면 과제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규제 때문에 처음 구상했던 문제 해결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거나, 트렌드가 변해 사람들의 서비스 활용 방식이 바뀌었거나, 신규 진입자가 이미 더 좋은 서비스를 내놓았을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방식’과 ‘성장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합니다. 뚝심 좋은 스타트업은 기존의 전략을 고수하는 곳이 아닙니다. 기존의 가치를 지니되 그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는 곳이 뚝심 좋은 스타트업이죠.
이때 말하는 가치란 스타트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사회적 의미’입니다.
‘더 많은 농부가 적절한 보상을 받도록’, ‘주식 투자자가 악성 정보에 휘둘리지 않도록’, ‘소비자가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과 같은 목적이 이에 해당합니다.
생존에는 이 같은 ‘가치’가 중심이 됩니다. 그리고 이 가치 아래 모인 사람들의 생존력은 더 강합니다.
물론 강한 생존력은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일 수 있도록 합니다. 빠르게 변모하는 시장 속에서 ‘가능한 방식’을 빠르게 찾다 보면 ‘규모 있는 성장’에 이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