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이 전 국민을 사로잡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시청자들이 오디션에 참가한 가수에게 투표하고 자신이 선택한 가수를 홍보하면서, 그 가수가 오디션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간 오디션 프로그램인 것이죠. 이렇게 만들어진 ‘국민 프로듀서’라 불리는 팬들은 가수가 데뷔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그들을 지원하고 활동을 ‘관리’하며 단순한 팬의 영역을 넘어 소비자로도 큰 역할을 해냈습니다. 즉, 자신들의 ‘키워낸’ 스타와 상품을 지지하고 구매하면서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소비자를 지칭하는 것을 ‘팬슈머’라고 합니다.
‘팬슈머’는 팬(Fan)과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단순히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기획, 유통, 홍보, 비판까지 총괄하며 브랜드에 대해 전반적으로 관여하는 소비자를 의미합니다. 2021년의 트렌드로 꼽힌 팬슈머는 주어진 상품만을 소비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원하는 것을 직접 선별하기 위해 직접 투자하고 제조과정에 참여합니다. 즉, 특정 상품과 브랜드, 원하는 스타를 고르고 상품의 생애 주기 전체에 관여하는 것이죠. 자신이 직접 참여하여 유통 및 소비 과정에서 자발적인 홍보를 한다는 점이 기존의 소비 트렌드와 크게 차별되는 것입니다.
팬슈머 시장에서 소비자의 열성적인 지지와 참여는 ‘나’라는 시작점에 의해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긴다는 ‘바이미(By-me)’신드롬에 기반합니다. 이전에는 단순한 상품에 대한 '관심'이었다면 ‘나’의 참여를 통해 시작된 소비 패러다임이 상품에 대한 공격적인 소비와 능동적인 피드백을 더한 '관여'를 만들어냈습니다. 팬슈머가 참여한 소비시장의 반응 속도도 빨라졌는데요. 팬슈머의 선택으로 선발된 매력적인 상품들은 그들의 안목이 더해진 기획력과 창의력, 브랜드를 풀어내는 해석 능력과 소비 방식이 새롭게 재생산되는 경향을 보이곤 합니다.
팬슈머, 그들의 영향력
팬슈머의 영향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이나 기업의 제품 개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서포터에서 연예인 데뷔 여부까지 관여하는 연예인 팬슈머까지 선발과 양육, 기획과 제조 등 지지와 비판을 통해 시장의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팬슈머의 활약이 단순한 유행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미 경제적 기반이 갖춰진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팬슈머 트렌드는 소비자가 직접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애정을 갖습니다. 자신이 직접 상품이나 브랜드를 키웠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에 뛰어드는 것이죠.
프로슈머 VS 팬슈머
프로슈머(Product + Consumer)는 생산자를 의미하는 ‘Producer’와 소비자를 의미하는 ‘Consumer’를 합친 단어입니다. 제품의 기획부터 디자인, 광고 판매 과정까지 전반적인 생산 사이클에 참여하며 소비자의 권리를 능동적으로 행사한다고 알려졌는데요. 언뜻 보기엔 팬슈머와 비슷한 것처럼 보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열정’입니다. 팬슈머는 프로슈머가 지닌 ‘능동적’ 태도를 넘어 ‘열정적’으로 참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팬슈머의 마음을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에서 상품의 승패가 좌우되고는 하죠.
보통 컨슈머를 팬슈머로 만들기 위해 세 단계를 구분합니다. 바로 포텐셜 컨슈머, 로열 오디언스 그리고 팬슈머입니다. 포텐셜 컨슈머가 로열 오디언스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경험을 제공해줘야 하고 로열 오디언스가 팬슈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바이미 신드롬과 과몰입이 필요합니다.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바이미 신드롬’이 사회 전반에 걸쳐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소수에 대한 관심, 환경 보호, 사회 문제 등 MZ 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결국 “바이미 신드롬”을 기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앞으로 소비의 주축이 될 MZ의 잘 알기 위해서 그들이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왜 ‘나’라는 것에 집중했는지를 먼저 질문해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