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로 오랫동안 있었던 책이지만
읽지 않았던 이유는
'어차피 나에게는 같이 살,
마음 맞는 친구가 없는데
읽으면 부러움만 생기지,
나한테 도움이 되나?'싶어서였다.
근데 두 사람도 트위터로 친해졌고
트위터에서 1년 동안 멘션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알게 된 지 1년 만에 만나고
그로 부터 6년 뒤,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트위터로 친구를 만든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나이가 들어서도 나와 정말 잘 맞는
새로운 사람을 사귈 수 있구나 싶었다.
혼자 사는 것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어서 공감도 가고
나이 든 미혼 여성의 삶을 미리보기할 수 있어서 좋고
글을 정말 맛깔 나게 써서 계속 읽게 되었다
"특히 밤이면 잡생각과 일종의 불안 같은 것에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었다."
"결혼은 답이 아닌 것 같았다. 단지 혼자의 고단함을 피하자고 결혼 제도와 시월드와 가부장제 속으로 뛰어드는 건 고단함의 토네이도로 돌진하는 바보짓이었다."
"이 집엔 욕조가 있다. 혼자 살기 좋은 조그만 집에 불만은 크게 없었지만 단 한 가지만은 참 아쉬웠다. 집에 욕조가 없다는 것."
나중에 집을 산다면
꼭 하고 싶은 게 욕조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었다.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20년쯤 혼자 살다 보면 같이할 누군가가 있거나 없거나 스스로 잘 챙겨 먹는 방향으로 개체 안에서 진화가 일어난다."
사람들은
집에서 밥 잘해먹는 나를
신기해한다.
이유는 혼자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스로 잘 챙겨먹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나도 결혼까지 생각한 적이 있다. 딱히 누군가를 너무 깊이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냥 시도 때도 없이 생각했다. 20대 때만 해도 몇 년 뒤 나의 미래를 그려볼 때 결혼한 모습이 당연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번의 공상을 거쳤음에도 결혼하는 일은 십 몇 년 동안 혀실로 벌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결혼하지 않아서 가장 다행인 점은 누군가의 며느리로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두려운 점은 며느리 노릇을 스스로 신나서 열심히 할 것 같은 기질이 나에게도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시댁 식구한테 예쁨받고 싶은 칭찬받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애쓰는 시기를 설명하는 '며느라기'처럼 말이다."
나도 ㄹㅇ 시댁에게 이쁨받고 싶어할려고
엄청나게 애쓸 것 같아서
정말 공감했다.
"대출을 얻고 회사를 접는 박람에 시작된 '닥치는 대로 일하기'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를 데레온 셈이다. 여러모로 나에겐 행운을 가져온 집이 아닐 수 없다."
집이라는 큰 자산을 얻음으로써
소소한 소비가 저절로 줄고
큰 수입을 얻기 위해서 저절로 노력한다는 내용.
결국 우리가 자꾸 필요도 없는데 예쁜 걸 사는 이유는
큰 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을 안 하고 있어서 좋은 점은, 세상이 말해주지 않는 비밀을 하나 알게 되었다는 거다. 그게 뭐냐면, 결혼을 안 해도 별일 아니라는 사실이다."
"결혼한 친구들과 대화해봐도 고민의 성격이 크게 다르기보다 육아나 자녀 교육, 부모님 부양에 대한 몇 가지가 더 보태지는 정도 인데다 때로는 이 고민들을 나누고 서로 덜어줘야 할 배우가자와의 관계 자체가 더 큰 고민이기도 한 경우까지 본다."
딱 내 고민의 지점과 명확히 일치했던 부분
"다행인 것은 결혼 적령기의 가장자리로 비켜나면서 달갑잖은 오지랖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몇 년 동안만 단단한 멘탈로, 혹은 달관한 무신경으로 버티다 보면 다 지나간다는 게 내 경험담이다."
"한동안은 남자에게 인기가 없어서, 연애를 못해서 내가 결혼을 못 한게 아니라구요! 항변하는 마음이 한구석에 있었다면, 더 이상 그런 식으로 답할 필요도 못 느끼게 된다."
진짜 50대 여성들이 주류인 직장에 다니면서
귀에 딱지 앉도록 듣고 있는 말들
"내가 불안하고 초조했던 건 결혼을 못 해서라기보다 결혼 못 한 너에게 문제가 있어, 이대로 결혼 안 하고 지내면 너에게 큰 문제가 생길거야.라고 불안과 초조를 부추기고 겁을 줬던 사람을 때문이라는 걸."
내 삶을
그저 남들이 내뱉는 한 두마디 말로 정의내릴 수 없다.
남들이 그렇게 평가할 지라도
그게 진짜 내 삶의 설명인가? 절대 아니다.
신경 쓰지 말자.
내 인생은 그들이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풍요로우며 가치있다.
"만약 황선우가 남자였다면 그에겐 능력 있다는 칭찬이 쏟아지는 사이사이 "어서 살림을 돌봐줄 아내를 맞아야지" "남자 혼자 사는 살림이 다 그렇지" 정도의 타박이 가.끔. 곁들여졌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직장에서 일도 잘하고 동시에 집에서 살림도 잘할 것을 요구한다. 여자 혼자 사는 집이 이게 뭐니?라면서. 누구도 그에게 "어서 살림을 돌봐줄 남편을 만나야지"라고 충고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걸 동시에 잘해내기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정말! 여자 혼자 사는 집이 이게 뭐냐고
부모님한테 잔소리 오지게 듣는데
(물론 부모님한테 그런 잔소리 듣기는 해야지)
일하면서 약속 다니고 운동하고 취미하는데
어케 집까지 삐까번쩍 빤딱빤딱합니까!
"열 때마다 제대로 자리를 못 잡은 물건들이 우수수 떨어졌고 그건 그냥 냉장고를 열 때마다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의식 같은 것이었다. 그냥 채소통에서 비닐봉지에 싸인 미끌미끌하고 거무죽죽한, 거대하고 신비로운 굴을 꺼내 버리는 것으로 냉장고 청소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라고만 해두자. 그 굴은 언제 욜로의 성전으로 들어가 지하 감옥에 감금되었는지 아무도 모를 양배추였다..."
너무 내 얘기라
웃으면서ㅋㅋㅋ
웃지 못하면서 읽음ㅋㅋㅋ
둘은 트위터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런데
고향도 같고,
대학교도 같고,
나이도 같다.
그렇게 친구가 되어서 6년을 친하게 지내다가
한 사람이 갑자기 >집을 사고 싶다!<에 꽂혀
친구에게 같이 집을 사자고 제안하면서
룸메가 되는 내용이다.
미니멀리스트 vs 맥시멀리스트
깔끔 꼼꼼 vs 대충, 자유롭게
성향이 완전 다른 둘이
불같이 싸우다가 화합하는 여러 번의 과정을
맛깔 난 글솜씨로 풀어내서 정말 재미있었다.
'나는 이런 친구 없는데!!'하면서 질투로 읽기 시작했다가
트위터에서 친해져서 6년 동안 친구로 지낸 뒤에
같이 살게 되었다는 것을 듣고
트친에서 실친이 된 J 언니가 떠올랐다.
그래서 이 책도 선물하고
살살~ 꼬시고 있는데
과연 성공할지?
"언니야, 내 돈 열심히 벌고 있띠
방 3개 집 살 거니께 딱 기다려"라고
만날 때마다 숨 쉬듯이 말하는 중 ㅋㅋㅋ
https://youtu.be/8OTQuSc0mn4?si=qpaZ6nYmyBI23g1k
민음사 유튜브 김하나 작가님 편을 보고
아니
너무 재미있는데
선을 넘지 않고
으른미 넘치게
말씀을 잘하시는 거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었다.
내 10년 후의 모습이 이러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