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에서 3년만 더 살고 싶어요

by 글쓰는 워킹맘
엄마, 지금 봤어요? 별똥별(?)이 떨어졌어요! 소원 빌어야지!



지난주부터 매일 밤 아이와 달밤 체조를 시작했다. 우리 집 마당을 건너면 캠핑용 데크가 있는데, 이곳에 외부 손님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늘 비어있어 운동하기 좋다. 더 추워지기 전에 아이와 즐겨야겠다 싶어서 시작한 운동, 그리고 밤하늘 바라보며 명상도 한다. 뭐 아무려면 어떤가. 아이만 좋으면 되었다. 물론, 나도 즐겁다. 도시에서는 해보지 못했던 일들이니 말이다.


그러다 집 뒷산에 빠르게 떨어지는 불빛을 봤다. 그쪽엔 사람이 살지는 않는 것 같은데 무슨 불빛일까 궁금하던 찰나, 아이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소원을 빌었다. 그게 분명 별똥별이라는 것이다. 이 엄마가 보기에는 아닌 것 같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아이의 소원을 듣고 놀랐다.


제발 인제에서 3년만 더 살게 해 주세요.
내년에 이사 가지 않게 해 주세요. 꼭이요.
우리 두 사람의 달밤체조 현장. 줄넘기와 돗자리, 담요와 촛불만 준비하면 된다.


아이는 꽤나 진지했다. 이곳 생활이 만족스러워서 주말에 아빠 보러 가자고 해도 요지부동일 때가 많다. 엄마는 아빠와 형아가 보고 싶다고 해도 소용없다. 자신은 인제에서 살고 인제에서 학교도 다니는데 왜 자꾸 도시의 집을 가야 하냐고도 한다. 격주에 한 번은 가족이 만나기로 했는데 엄마 마음은 알아주지도 않는다.


별똥별 소동이 있고 난 후, 아이와 나는 함께 담요를 뒤집어쓰고 드러누웠다. 조용히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벅찼다. 원래 별은 이렇게 쏟아지듯 많은 것이었구나. 어떤 별은 유난히 반짝거리고, 또 어떤 별은 흐릿하긴 해도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것도 알게 됐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나의 생각을 아이에게 전하고, 아이는 자신이 이해한 만큼 내게 반응해 준다. 함께 교감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그래서일까. 벌써부터 이곳을 떠나 돌아갈 생각에 가슴이 아린다. 참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이 시간과 이곳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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