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동생만 사랑하는 것 같아요.
이제 저도 엄마가 필요해요. 빨리 돌아와 주세요!
올해 중2, 열다섯 살이 되는 큰 아이가 속삭였다. 동생과 강원도 인제에서 시골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중이었다. 엄마가 걱정할까 봐 언제나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던 아이였다. 처음에 인제로 가겠다고 말하며 아이에게 양해를 구했을 때, 의외로 아이는 어른처럼 엄마와 동생을 응원했더랬다.
동생에게도 엄마가 필요하긴 하죠.
동생한테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주고 오세요.
처음엔 이렇게나 젠틀했던 아이가 꾹꾹 눌러온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엄마 잔소리를 매일 듣지 않아도 되니 좋아할 줄 알았는데, 나의 착각이었구나. 순간, 큰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맞다. 두 아이 모두 내게 소중하다.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으니 엄마가 없어도 괜찮겠지 지레 짐작해 버린 것도 사실이다. 동생과 달리 처음부터 내겐 참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아이였으니까.
그러다 잠시 잊고 있었던 사진이 떠올랐다. 2년 전 오늘 제주의 강정해변에서 두 아이와 지는 해를 보며 걷고 있었는데, 그때 큰 아이가 그랬다. "엄마랑 함께 하는 여행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라고 말이다. 그때는 보송보송한 아이였지만, 지금은 시커먼 총각이 되어가는 아이인데 내 눈에는 여전히 2년 전 아이와 다를 바 없다. 목소리는 굵어지고, 코 밑이 거뭇해져 간다. 이젠 엄마 품에 포옥 안기기보다 내가 아이에게 안기는 꼴이 된다.
키도 쑥, 마음도 쑥 자란 '청소년'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아이의 속마음을 듣고 나니, 아직은 아이구나 싶어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다. 아이 곁에 계속 붙어있을 수야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연결감과 유대감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가능한 자주 아이와 만나고, 매일 안부를 물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사춘기 아이가 강력하게 내보내는 메시지를 외면하지 않겠다.
아들아, 엄마는 너도 동생도 너무너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