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생했어요, 엄마
두어 달의 겨울방학이 왜 이리 길까.
하루종일 아이들 스케줄에 맞춰 시간을 보낸다.
회사 다닐 때는 잘 몰랐는데, 아이들과 붙어있는 하루는 길고도 길다.
밤 9시쯤, 나도 모르게 지친 표정을 지었나 보다.
둘째가 툭, 말을 던졌다.
오늘도 고생했다고 말이다.
인제살이에 마침표를 찍고
네 명의 가족이 완전체로 합친 건 잘한 일이었다.
그런데 다시 네 식구의 살림을 살아야 하니
나로서는 일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누가 알아줘야 살림과 육아를 하는 건 아니지만
하루하루가 버거울 때가 있다.
차라리 회사 일이 더 쉬웠던 것도 같다.
회사 일보다 살림이 더 쉽고 즐거웠다면,
직장 커리어를 빨리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인제가 너무 그리워요. 엄마...
인제살이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이 넘어간다.
두 집 살림을 다시 합쳤으니 정리할 일이 산더미였다.
나도, 아이도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바삐 지냈던 한 주간이었다.
매일매일이 스펙터클 하지만,
아이와 내 마음 한편에는
지난밤, 잠자리에서
인제가 너무 그립다며 울음을 터뜨린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해줬다.
너무너무 추웠던 그곳이 이젠 그립다.
아무리 난방 온도를 높여도 실내 온도가 10도를 넘기기 어려웠던 그곳이
아련한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니
아이들의 방학도 끝이 날 것이다.
인제를 향한 그리움도, 살다 보면 조금씩 옅어지리라.
나의 육아휴직도 하루씩 줄어들고 있으니 복직할 날이 가까워온다.
나의 휴식과 일시정지 상태도 곧 해제된다는 뜻이다.
물론, 네 식구 살림조차 버겁다는 나의 징징거림도
곧 괜찮아질 거라 믿는다.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