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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킹맘 Feb 01. 2024

엄마, 고생했어요

오늘도 고생했어요, 엄마



두어 달의 겨울방학이 왜 이리 길까. 

하루종일 아이들 스케줄에 맞춰 시간을 보낸다. 

회사 다닐 때는 잘 몰랐는데, 아이들과 붙어있는 하루는 길고도 길다. 


밤 9시쯤, 나도 모르게 지친 표정을 지었나 보다.

둘째가 툭, 말을 던졌다.


오늘도 고생했다고 말이다. 


그래, 엄마가 고생한 건 맞다. 

근데 그걸 알아주다니! 


인제살이에 마침표를 찍고

네 명의 가족이 완전체로 합친 건 잘한 일이었다.


그런데 다시 네 식구의 살림을 살아야 하니 

나로서는 일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누가 알아줘야 살림과 육아를 하는 건 아니지만

하루하루가 버거울 때가 있다.


차라리 회사 일이 더 쉬웠던 것도 같다. 


회사 일보다 살림이 더 쉽고 즐거웠다면, 

직장 커리어를 빨리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인제에서 짐 빼던 날, 개구쟁이 열 살 아이는 슬프면서도 신났다.
인제가 너무 그리워요. 엄마...


인제살이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이 넘어간다. 


두 집 살림을 다시 합쳤으니 정리할 일이 산더미였다.

나도, 아이도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바삐 지냈던 한 주간이었다. 


매일매일이 스펙터클 하지만, 

아이와 내 마음 한편에는

그리움이 쌓여가고 있었다. 


지난밤, 잠자리에서 

인제가 너무 그립다며 울음을 터뜨린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해줬다. 


사실은 엄마도 그래. 

엄마도 인제가 그리워.


너무너무 추웠던 그곳이 이젠 그립다.

아무리 난방 온도를 높여도 실내 온도가 10도를 넘기기 어려웠던 그곳이

아련한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니 

아이들의 방학도 끝이 날 것이다. 


인제를 향한 그리움도, 살다 보면 조금씩 옅어지리라. 

나의 육아휴직도 하루씩 줄어들고 있으니 복직할 날이 가까워온다.

나의 휴식과 일시정지 상태도 곧 해제된다는 뜻이다. 


물론, 네 식구 살림조차 버겁다는 나의 징징거림도

곧 괜찮아질 거라 믿는다.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 함께 읽고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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