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기적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그리고 기적의 크기보다는 기적을 창조할 공간을
얼마나 크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카일 그레이
1년 간의 육아휴직. 그 끝이 보인다. 오늘로 복직 90일 전이 되었으니까. 3개월 정도의 시간은 휙 흘러가버릴 것이다. 지난 9개월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오늘 아침 이 문장을 앞에 두고, 복직 전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내 몸과 정신의 '비움'이 절실해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쉬고 늘어지는 일상에 적응해 버린 탓이다. 아프다는 핑계로 나무늘보처럼 늘어져있던 순간이 지나치게 쌓였다. 일 대신 육아를 선택했기에 내 시간은 줄었지만 긴장감 없는 일상을 살았던 것도 사실이니까.
잔을 채우려면 일단 그 잔부터 비워야 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지금 내 잔은 온갖 걱정과 두려움,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다. 이미 잔이 흘러넘치고 있으니 이걸 비워야 새 잔을 채워 넣을 수 있다. 남은 90일 간, 나는 비우고 또 비워내야 한다. 그래야 복직 후의 새 시간을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용기를 내어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라. 그것들은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 다른 모든 것은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다. - 스티브 잡스
우리는 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안다고 착각하면서 문제에 빠진다고 한다. 온갖 문제를 눈앞에 두고 주저앉아 있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이 착각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내 마음과 직관을 따른다는 것. 나 스스로를 믿어주는 게 필요하겠다.
우리가 모든 것을 통제하거나 자기 입맛대로 좌지우지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괴로움, 고통, 좌절에서 벗어나 무념의 상태에 처할 수 있다. - 조세프 응우옌
복직 전 남은 90일을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욕심을 부리고 있는 나를 본다. 역시나 내 삶의 모든 순간을 모조리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빠져나오는 게 급선무다. 내가 가장 어려워하고 잘 못하는 일이 아니던가. 그저 90일간 매일, 매 순간 깨어있기만이라도 하자. 내가 마주한 모든 문제를 사랑으로 바라보자. 억지로 해결하고 잘해보려 애쓰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몰입과 무념의 상태에 다가가는 것이다. 낡은 생각이 내 잔을 흘러넘치게 놔두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