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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킹맘 Mar 15. 2024

15년 만에 대장 내시경을 했더니


15년 만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했다.


원래 매년 위 내시경 검사는 받고 있지만, 대장 내시경은 슬쩍 피하고 있었다. 

나이 50이 되면 그때나 받아볼까 오만한 생각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식도염 증세가 나아졌는지 경과를 확인할 겸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한꺼번에 받기로 했다. 

이것도 가능한 피하고 싶었지만, 담당 교수님이 의지가 강했다. 


보통 위가 나쁘면 장도 좋지 않거든요.
이번에 한 번 확인해 보죠.


출처 : https://www.pexels.com/


사실 15년 전에도 자주 배가 아파 대장 내시경 검사를 권유받았고,

어쩔 수 없이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며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위장이 약하니 조심해야겠다 생각했지만 그때 내 나이는 서른 살이었다.

나의 건강은 평생 서른 살의 그것처럼 문제없을 줄 알았던 것이다. 


그리고 15년이 지나 다시 받은 검사 결과를 오늘, 들으러 갔다. 


교수님은 담백하게 말을 시작했다.

지난 검사 때 용종 하나를 제거했어요.
그런데 그게 암이 될 선종이어서 제거했습니다.


걱정했던 식도염은 더 나빠지지 않고 멈춰 있었다. 이건 정말 다행이었다. 

식도염이 식도암으로 진행되는 경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장 선종이라니. 암이 되기 전에 운 좋게 제거했다는 얘기였다. 


마치 암 진단을 받은 것처럼 말문이 막혔다. 

다행히 용종 크기가 크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떼어냈다는 말을 들으니 그제야 숨이 쉬어졌다.


나는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가. 


건강을 자신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또 배운다.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서 낮아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오래 사는 게 답은 아니다. 

건강하고 활기 넘치게 나이 들어가는 것. 

그게 가능하려면 부지런해져야 할 것 같다. 


병원 진료도 제 때 받고, 먹는 음식도 신경 써서 건강하게 챙기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허허 웃어넘길 수 있는 유연함을 키워야 한다. 


그러고 보면 내게 당뇨나 고혈압은 없어도 

위장질환 = 만성질환이 된 셈이 아닌가. 


아직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소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15년 만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고, 조금 더 철이 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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