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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킹맘 Jul 30. 2023

1년은 52주 벌써 30주가 지나갔다

나는 매주 주간 성찰일지를 쓴다


매주 일요일 아침 나만의 리추얼, 주간 성찰일지 쓰기


매일 일기를 쓰지는 않는다. 이른 새벽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지만, 잠들기 전 일기는 좀처럼 쓰기가 어렵다. 특별한 날, 유난히 격한 감정에 휩싸일 때는 일기든 뭐든 끄적대야 직성이 풀리지만 말이다. 어렸을 때처럼 처절한(!) 반성 모드의 일기를 쓴 지는 오래되었다. 


대신, 빠지지 않고 적는 것이 있다. 매주 일요일 아침에 적는 주간성찰 일지와 매달 마지막 일요일 즈음에 적는 월간성찰 일지다. 별 일 없이 한 주, 한 달을 보낸 것 같아도 이 일지를 적다 보면 알게 된다. 나 정말 열심히, 뜨겁게 살고 있구나 하고 말이다. 


구글 드라이브에 쌓여가는 나만의 주간, 월간성찰 일지 목록


1년은 52주, 7월 마지막 주는 2023년 30주 차였다


지난해까지는 노트에 손글씨로 썼다. 그런데 글씨가 점점 못생겨졌다. 모닝 페이지는 손으로 쓰는 게 원칙이고,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는 글이니 마음 편히 썼지만 성찰 일지는 느낌이 남달랐다. 올해부터는 구글 드라이브 문서에 목차를 만들어 적어내려 갔다. 지난 주차의 내용을 찾기도 좋고, 스마트폰만 있어도 쓸 수 있어서 편했다. 올해부터는 쓰기 편한 방향으로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1년은 52주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계절이 달라지고, 달이 바뀌는 건 잘 알아채지만 한 주간의 삶을 돌아보기는 쉽지 않다. 쉰두 번의 주간 삶을 끝내면 1년이 지나가는 것인데 하루, 한 달, 일 년이라는 호흡보다는 등한시하기 쉽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나는 쉰두 번의 주간 살이를 챙긴다. 왠지 내게 주어지는 기회가 더 많게 느껴져서일지도 모르겠다. 



6개의 질문과 고민, 그리고 나만의 해답


한 주간 잘 살아냈는지 피드백하려면 무엇보다 좋은 질문이 필요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평가할 수 없는 나만의 7일은 6개의 질문 앞에서 민낯이 된다. 이 6개의 질문은 멘토인 '지혜코치'님께 배웠고 몇 년째 일요일마다 나 자신에게 던진다. 이곳에 옮겨본다. 

1. [행복] 나는 이번 한 주간 무엇에 기쁨과 행복을 느꼈는가?

아무리 사소한 기쁨이라도 성찰일지에 적어놓으면 큰 행복으로 치환된다. 아무리 힘들었던 한 주라도 기쁘지 않았던 날은 없다. 기록하지 않으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빛이 바래진다. 별 것 아닌 하루도 기록하고 의미를 부여하면 특별해진다. 그래서 이 첫 질문은 소중하다. 이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질 때마다 몹시도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2. [도전] 이번주에 힘들었던 일은…

항상 이 질문 앞에서는 손이 바삐 움직인다. 매주 힘들었던 일은 빠지지 않는다. 몸이 힘들기도 하고, 마음이 힘들 때도 있다. 사람 간의 관계 때문일 수도 있고, 홀로 외로워서 힘들었을 수도 있다. 이 질문에 답하다 보면 나 자신을 토닥거릴 수 있다. 자기 돌봄은 이렇게 질문에 답하면서도 시작하는 것이다. 

3. [인정] 한 주간 스스로 참 잘했다고 느끼는 것은?

그 누구도 내게 잘했다, 기특하다 칭찬해주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내가 아이들을 칭찬해 줘도 아이들이 엄마를 칭찬해 주긴 어려운 일이지 않나. 아무도 내게 '참 잘했어요!'를 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주간 성찰일지를 쓸 때 마구마구 칭찬해 줄 수 있으니까. 내가 나에게 '참 잘했어요!' 도장을 무한대로 찍어주는 셈이다. 별 5개를 주고 싶은 좋은 질문 중 하나다. 

4. [감사] 한 주간 감사한 일 / 사람은?

감사할 줄 모르면 삶이 불행하다. 한 주간 감사한 일이나 사람이 없을 수 없다. 가끔은 이 질문에 답을 두 문단 이상 적을 때도 있다. 잔뜩 적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다가도 감사한 마음이 솟구치면 문득 행복해진다. 그걸로 족하다. 일요일 아침마다 이 작업을 할 때 어찌나 감사한지! 

5. [의도] 다음 주 꼭 지키고 싶은 나와의 약속은?

한 주간 반성만 하다 끝나도 곤란하다. 지난 한 주간을 살펴봤으면 이제 앞으로 다가올 한 주도 설계해야 한다. 이것까지 해야 온전한 주간 성찰이 된다. 이 질문에 자주 등장하는 답으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 스마트폰 제발 그만 보기 

- 아이들에게 짜증이 날 때마다 심호흡 세 번쯤 하기

- 매일 어떤 형태로든 나만의 생각을 글로 쓰기

-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 목표한 독서를 마치기 등등

6. [절제] 그것을 위해 줄이거나 없앨 것은? 

채우고 싶을 땐 먼저 비워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기존의 것, 유지하던 습관 중 하나는 버리거나 덜어내야 하는 게 원칙이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려면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고 있는 일을 멈춰야 하는 것이다. 


52주 중 30주가 지나갔고, 이제 20주가 남았다. 물이 반이나 남았는지, 반 밖에 남지 않았는지는 우리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아직 내게는 기회가 있다. 스무 번의 주간성찰 일지와 다섯 번의 월간성찰 일지를 적고 나면 해가 바뀔 것이다. 연초에 꿈꿨던 일들을 완벽하게 해내지 않아도 괜찮다. 육아휴직을 시작하고 나서도 이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으니 나는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을 만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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