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근하면 그리워질 풍경

by 글쓰는 워킹맘
학교 잘 다녀오렴, 오늘도 파이팅!


매일 아침 노란 스쿨버스가 집 앞으로 온다. 아이들은 버스가 오기 훨씬 전부터 나와 기다린다. 일찍 나온 아이들은 집 주변을 산책하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학교에 빨리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아이들의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학교 잘 다녀오라는 인사에 아이들도 씩 웃는다. 이곳 아이들에게는 학교 가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버스에 올라탈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는 아이들이 어여쁘다. 떠나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씩씩하고, 남은 엄마들의 마음은 가볍다.


나중에 회사로 돌아가면,
이 순간이 참 그리울 것 같아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이 영원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야 없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염려하고 말았다. 하지만 분명했다. 다시, 출근해 일을 시작하면 이 순간이 그리울 것이다. 아이들이 모두 등교하고 난 뒤 엄마들끼리 모여 마시던 커피맛도 생각나겠지. 옹기종기 모여 살던 시골생활의 많은 것들을 나누던 그 시간이 말이다.

매일 아침 아이들을 태우고 학교로 향하는 스쿨버스


아들아, 우리가 인제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넘었어.
기분이 어때?
세월이 참 빠르네요, 엄마!


아홉 살짜리 입에서 '세월이 빠르다'라는 말이 나왔다. 한 달간 지루하지 않았나 보다. 이 엄마는 낯선 시골생활에 적응하느라 바빴는데, 아이는 마냥 즐겁고 신났던 모양이다. 다행이다. 기대가 컸으니 실망했을 수도 있는데 아이는 매일 만족하며 잠자리에 들고 있으니까.


이제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나는 1년쯤 지나간 듯 분주했다. 그 와중에 피아노를 배우고, 요가를 하러 다녔다. 틈틈이 책을 읽고, 브런치에 글도 쓰고 온라인 독서모임도 진행한다. 매일 비슷한 일상이 스쳐 지나가는 듯해도 분명 다른 점들이 많다. 날씨와 기온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초록과 파랑의 빛깔에 두 눈이 익숙해져 간다. 다시 도시로 돌아간 이후의 일은 생각하지 않으련다. 그러기에는 지금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귀한 순간들이 축적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한 달을 더 보내고 나면 아이와 나는 조금 더 무르익으려나. 이곳은 다른 지역보다 겨울이 빨리 찾아온다고 했다. 아이와 나도 이곳의 시간 흐름에 몸을 내맡기련다. 더디더라도 제대로 성숙해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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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아이와 강원도로 유학 오다 (브런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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