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준 May 07. 2024

공부가 인생에 필요한 이유

"호기심이 있어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지루하지 않다. 주변에서 삶이 지루해졌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세상이 지루해진 것은 아니다.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세상이 지루해진 것이 아니라 당신의 호기심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일생에 한 번은 고수를 만나라》한근태     


이제까지의 삶이 고만고만했던 건 호기심이 없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먹고사는 문제와 연관이 없으면 관심 갖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든, 어떤 정책이 만들어지든, 교육 제도가 달라지는 데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 것들로 인해 당장 내 삶이 달라지지 않으니 말이죠. 월급을 많이 주는 안정된 직장을 구하고, 오늘 저녁 술 한 잔 마실 친구를 찾고, 주말에 놀러 갈 궁리 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정작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호기심은 남의 일처럼 여겼습니다. 그러니 공부니 독서니 그딴 것들을 멀리해 왔습니다. 삶이 나아지려야 나아질 수 없는 쳇바퀴를 돌았습니다.     


큰딸이 수학을 포기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 줄 모릅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인수분해를 이해하지 못해 그때부터 수학을 포기했습니다. 이후에 배운 수학은 시험을 위한 땜질식으로 근근이 배웠습니다. 이런 ‘수포자’가 공대에 진학했고 수학이 필요한 업무를 20년 가까이해오고 있습니다. 기본기가 부족한 거 금방 표가 났습니다. 남들에게 들키지는 않았지만 이제까지 일을 하는 내내 애를 먹었습니다. 기본적인 수학 공식을 모르니 간단한 계산도 인터넷 검색과 계산기에 의지해 왔습니다. 누가 볼까 봐 숨죽여 일하면서 말이죠. 수학을 포기한 대가로 직장에서 남들보다 뒤처졌습니다. 이런 경험 탓에 큰딸이 수학을 곧잘 하는 게 너무도 대견했습니다. 배워야 할 때를 놓치지 않았고 호기심을 잃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이제까지 살아보니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걸 남들만큼만 배워도 인생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때를 놓치고 쉽게 포기한 대가를 언제 어떤 식으로든 되돌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옛말이 틀린 게 없는 것입니다 공부에는 다 때가 있다는 말입니다.     


공부도 잘 못했고 수학도 포기했던 저는 이전까지의 삶이 비포장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남들보다 멀리 돌고 몇 배의 고생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랬던 저도 이제는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합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내가 가진 게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말이죠. 그저 그런 삶을 살아왔지만 쓸모없는 인생은 아니었습니다. 이제까지 남들과 비교될 만큼의 다양한 경험을 해왔습니다. 나름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지금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그 경험들에 책에서 배운 지식을 더하니 제법 남들에게 동기부여가 될만한 이야기가 만들어졌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쓴 글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이정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 또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어야 할 이유를 찾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낮에는 직장인으로 밤에는 새로 배운 지식과 이전의 경험을 더해 글쓰기와 책 쓰기를 가르치는 역할을 하는 중입니다. 읽고 쓰기를 시작하면서 잘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걸 찾은 덕분에 말이죠.


중요한 건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미래는 점점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대응하는 건 모두의 숙제이고, 남이 이미 찾아놓은 답을 배우는 학습이 아니라 아직 아무도 발견하지 않은 것을 직접 찾으면서 배우는 교육이 미래엔 더 필요해진다.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는 공부를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일방적으로 흡수만 하는 것도 아니다. 학생은 학생이지만 공부의 주도권을 가진 것이 바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다.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김용섭     


수포자였고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던 제가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기 위해 배움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공부가 평생 직업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기 전에 저부터 공부해야 합니다. 내가 배우지 않으면서 어떻게 남을 가르칠 수 있을까요? 다가올 미래에 스스로 살아남을 기술이 하나씩 필요합니다. 또 나이 들수록 독립적인 존재로 거듭날 자기만의 콘텐츠도 필요한 게 현실입니다. 나부터 그런 존재가 되어야 남도 가르칠 수 있습니다. 배우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반대로 끊임없이 배운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이미 세상에는 배움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배우면 배울수록 존재가치가 올라갑니다.   

   

저는 공부의 구성 요소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젊은 친구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어차피 조금은 엉성한 구조로 가는 게 낫다. 이런 것에 덤벼들고 저런 것에 덤벼들면, 이쪽은 엉성해도 저쪽에서 깊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쪽과 저쪽이 얼추 만나더라.' 깊숙이 파고든 저쪽이 버팀목이 되어 제법 힘이 생깁니다. 

《최재천의 공부》- 최재천, 안희경     


학교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대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 왔습니다. 순탄하지 못한 길을 걸으며 남들에게 없는 그런 경험도 많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을 때는 그런 경험이 아무런 쓸모없을 줄 알았습니다. 읽고 쓰기를 공부했고 글쓰기를 가르치게 되면서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히려 그때의 경험들 덕분에 나의 가르침이 보다 더 풍부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내가 했던 실수와 실패가 그들에겐 좋은 사례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또 글쓰기를 더 배울수록 균형을 맞춰가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지식에 무게가 더해질수록 과거의 경험에도 가치가 입혀지면서 점점 균형을 맞춰가는 것입니다.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 경험을 보다 가치 있게 활용할 무언가를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 또한 배우는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가치를 발견해 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배움은 언제 어떤 식으로든 누구에게 꼭 필요할 것입니다. 배우기를 선택한다면 말이죠.              


   


《일생에 한 번은 고수를 만나라》한근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김용섭

《최재천의 공부》- 최재천, 안희경




https://docs.google.com/forms/d/1qFfd2CX6opctG8sKVnfcsRxD8Ynq-5xoHn4Foqg4iNA/edit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진화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