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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06. 2024

건강을 위한 3대 영양소와 좋은 글을 위한 세 가지


"7월 첫 수업이니 인바디 측정부터 하겠습니다. 양말 벗고 기계 위에 서 주세요."

트레이너는 예고도 없이 훅 들어왔다. 순간 당황했다. 얼떨결에 기계 위에 섰다. 당황스러운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트레이너도 살짝 긴장하는 눈치였다. 숫자에 변화가 없으면 자신의 노력도 의심을 받을 테니까. 화면에 체중, 골격근량 체지방률이 나타났다. 세 가지다 변화가 있었다. 체중 유지, 골격근량 증가, 체지방률 감소. 나보다 트레이너가 더 놀라는 눈치다. 비슷한 또래에 한 달 치 변화치고는 상당히 높은 수치라며 추켜세웠다. 


듣고 나니 운동할 맛이 났다. 아니 더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 겨우 한 달 사이에 몸에 변화를 만든 게 스스로 대견했다. 이런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트레이너가 더 몰아붙인다. 50분 동안 가슴 운동을 했고 끝나니 가슴이 하늘을 향해 잔뜩 성질이 났다. 팔을 들어 올릴 수 없었다. 숟가락은 들 수 있겠지? 

9시 반쯤 집에 왔다. 둘째가 저녁밥을 먹고 있었다. 그 앞에 밥과 오이냉국이 차려졌다. 나물 세 가지와 메추리알, 찐 양배추와 코다리찜이 놓였다. 운동을 한 뒤라 시간은 늦었지만 밥을 먹었다. 트레이너도 운동 후에는 꼭 식사를 챙기라고 했다. 반찬과 밥을 다 비웠다. 먹고 나니 기운이 되돌아오는 것 같다. 가수 김종국이 "운동은 먹는 것까지가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몇 시간씩 운동에 몰입해도 잘 먹지 않으면 운동 효과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운동으로 손상된 근육은 필수 영양소를 먹어야 다시 재생된다. 그래서 먹는 것까지가 운동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운동으로 인한 피로 물질을 배출시키고 근육을 재생시키려면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근육 재생에는 닭 가슴살, 소고기, 생선 살 같은 동물성 단백질이 더 효과 있다. 또 지방은 세포 재생에 필수 영양소이다. 다만 지방은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다. 버터, 고기, 견과류 등에서 얻는다. 우리 몸은 정말 똑똑하다. 몸에 필요한 만큼의 지방만 남기고 다 배출시킨다고 하니 말이다. 무엇보다 생명을 유지시키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탄수화물에서 얻는다. 포도당은 자동차를 움직이는 휘발유와 같다.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쌀이기에 밥을 주식으로 먹는다. 다만 몸에서 필요로 하는 이상 먹으면 남는 당은 간에 저장되고, 간에 저장되지 못한 당은 다시 몸 이곳저곳에 쌓인다. 살이 찌는 원리이다. 그래서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탄수화물 제한 식단이 가장 중요하다. 간헐적 단식과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4년 전 10킬로그램을 감량했고 이제까지 유지해 온 비결이기도 하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세 가지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다. 이 중 하나만 부족해도 몸에서 바로 신호를 보내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3대 필요조건이 있다. 바로 쉽게 쓰고, 짧게 쓰고, 고쳐쓰기이다. 쉬운 정도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읽으면서 바로 이해가 되는 수준의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다. 짧게 쓰는 건 한 문장에 형용사, 부사를 빼고 하나의 의미만을 담는 걸 말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 쓴 글은 고치면 고칠수록 더 나은 글이 되고 고치는 정성에 따라 글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운동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이다. 앞에 말한 세 가지도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이다. 운동도 꾸준히 반복할수록 몸은 더 건강해진다. 좋은 글도 꾸준히 반복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꾸준히는 운동이든 글쓰기이든 꼭 필요한 덕목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한 가지는 균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했을 때 건강은 유지된다. 잘 쓴 글에도 다양한  요소가 고르게 반영됐을 때 독자를 설득할 수도 공감을 얻을 수도 있다. 반대로 지나치면 안 하니만 못한 운동, 안 쓰니만 못한 글이 되고 만다. 



그대 자신의 삶에 균형을 유지하라. 몸, 마음, 정신, 영혼 모두 어느 한 곳에도 치우침 없이 조화롭고 굳세고 순수하고 건강해야 한다. 건강하게 단련된 육체는 마음을 강인하게 만들고 의식의 풍요로운 성장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느니라. -인디언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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